미 헌법 237년된 희귀본, 900만 달러에 브렁크옥션서 팔려

기사등록 2024/10/18 10:15:20

최종수정 2024/10/18 11:38:17

민간소장으론 유일본, 미 건국초기 13개주에 비준 위해 보내

17일 경매 7분만에 낙찰…최종가 900만달러 매입자는 비공개

[애슈빌( 미 노스 캐롤라이나주)=AP/뉴시스] 미 브렁크 옥션에 10월 17일 나온  237년된 미국 헌법을  앤드류 브렁크 대표가 기자들에게 9월 5일 미리 공개하고 있다. 2024. 10. 18.
[애슈빌( 미 노스 캐롤라이나주)=AP/뉴시스] 미 브렁크 옥션에 10월 17일 나온  237년된 미국 헌법을  앤드류 브렁크 대표가 기자들에게 9월 5일 미리 공개하고 있다. 2024. 10. 18.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237년전에 발행된 미국 헌법의 희귀본이 900만 달러의 가격으로 노스캐롤라이나주 브렁크 경매장에서 17일 밤(현지시간) 낙찰돼 팔려나갔다고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브렁크 옥션은 개인 소장품으로 보존되어 온 이 헌법 인쇄물을 사설 옥션을 통해서 매각했다며,  낙찰자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헌법은 같은 타입의 사본 중에서는 유일본으로, 어떤 경로로 경매장에 나오게 되었는지도 아직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경매는 불과 7분 만에 끝이 났다.  경매에 참가한 사람들은 대개는 전화로 가격을 불렀고 5만달러 ( 6,861만 원) 간격으로 홋가가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가격이 850만 달러에 이르렀을 때에는 한 참 동안 침묵이 계속되면서 멈춰 섰다가,  다시 누군가가 전화로 900만 달러를 부르면서 낙찰이 이뤄졌다.

옥션 운영자이자 헌법 문서 소유자인 앤드류 브랑크는 " 불과 1, 2초 였지만 묘미가 있었다.  결국 이 곳에서 900만 달러에 팔린 것을 생각하면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이 경매는 원래 9월 28일로 정해졌지만 허리케인 헐린의 상륙으로  경매회사가 있는 애슈빌을 비롯해 노스 캐롤라이나주 서부 지역 전체가 큰 피해를 입으면서 자연히 연기하게 된 것이다.

이번 헌법은 1787년 미합중국 정부가 제안한 헌법 초안을 가다듬은 최종 헌법을 인쇄한 것으로 남부 연맹 정부를 거쳐 의회로 보내지면서 각 주의 의회를 통해 비준을 해달라고 전달한 문서(책)이다. 
 
이 것을 인쇄한 것은 단 100부로,  당시 의회의 찰스 톰슨 의장이 인쇄했다. 

아직도 현존하고 있는 헌법의 같은 출간본은 8권 밖에 없으며 그 중 7권은 각 공공기관에 이미 소장되어 있다.

톰슨은 당시 미합중국을 구성한 초기 13주 전체에 2부 씩을 서명해서 보냈고,  그의 서명이 진본임을 말해준다.
 
이번에 팔린 헌법책은 톰슨이 서명한 뒤 2022년에야 발견되었고 그 동안에 어떤 경로를 거쳐 이 곳에 왔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AP/뉴시스] 브렁크 옥션의 한 경매사가 10월 17일 1787년 미 연방정부에서 13개 주에 비준을 위해 보냈던 헌법 사본의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2024. 10. 18. 
[AP/뉴시스] 브렁크 옥션의 한 경매사가 10월 17일 1787년 미 연방정부에서 13개 주에 비준을 위해 보냈던 헌법 사본의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2024. 10. 18. 
발견된 것은 2년 전에야  노스캐롤라이나 동부의 에덴턴에서 새뮤얼 존스턴 전 주지사(1787~1789년 역임)의 옛 저택을 청소하던 중에 나왔다.  존스턴주지사는 임기 말년에 주의회에서 헌법 초안을 비준했던 인물이다. 
 
헌법 책은 서류보관용 금속 캐비닛 안의 두 번째 서랍에 들어있었고 그 위에 깡통 한 개를 눌러놓은 상태였다. 

발견된 방은 존스턴 저택이 문화유산으로 보존되기 전부터 집 안에 있던 낡은 의자들과 먼지 가득한 책장들과 함께 있었다.

헌법 자체는 한 장의 큰 종이를 당시 풍습대로 책 모양으로 여러 겹 접어서 인쇄한 형태로 남아있었다.

문서가 인쇄된 큰 종이  앞면과 뒷 면에는 조지 워싱턴이 이 헌법을 비준해달라고 요청하는 메모가 쓰여 있었다.  워싱턴은 어떤 주들은 미국 전체의 장기적인 건전성을 위해서는 현재 누리고 있는 권리들 가운데 일정 부분은 타협하거나 양보해야 할 것이라는 말도 곁들여 놓았다. 
 
이 날 경매에서는 최고가로 경매된 헌법 외에도 1776년에 인쇄된 남부 연맹의 조약도 100만 달러에 낙찰되었다. 

그 밖에 1788년의 노스 캐롤라이나주 힐스버러의 의회 기록이 8만 5000달러에 팔렸는데 거기에는 지역 대표들이 2주일 동안이나 헌법 비준을 앞두고 긴 토론을 했다는 기록도 들어있다.  그들은 헌법이 주 정부 대신에 연방 정부에게 너무나 많은 권한을 넘겨주는게 아니냐는 반대 의견 때문에 논쟁을 했다. 

경매회사 측은 이 헌법이 앞으로 얼마나 가격이 올라갈 지에 대해서는 비교할 대상이 없어서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지역 주정부로 보내진 이 헌법이 마지막으로 돈에 팔린 것은 1891년에 400달러에 팔린 기록이 남아 있을 뿐이다.

2021년에는 뉴욕의 소더비에서 대륙회의에서 인쇄했던 미 헌법 초안의  현존하는 14부 가운데 한 부를 4320만 달러에 경매한 적이 있었다.  책의 형태이든 서류든 그것이 헌법의 최고 가격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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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헌법 237년된 희귀본, 900만 달러에 브렁크옥션서 팔려

기사등록 2024/10/18 10:15:20 최초수정 2024/10/18 11: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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