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충전기 1011개인데 진화장비는 196개 뿐…19.3%
'무용지물' 분말소화기 빼면 진화장비 배치율 5.8% 그쳐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국립대학교 전기자동차 충전소 5곳 중 4곳은 진화장비가 아예 없어 화재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38개 국립대학교 전기차 충전기는 1011개인데 비해, 충전기 인근에 배치된 진화장비는 196개(19.3%)로 집계됐다.
이 중 전기차 화재에 무용지물인 분말 소화기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기차용 진화장비(배터리화재용소화기·질식소화포)는 59개(5.8%)에 그쳤다.
대학별로 놓고보면, 국립대 4곳 중 1곳만 전기차 화재에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대 38개교 중 9개교(24%)만 전기차용 진화장비를 갖췄다.
17개교(45%)는 진화장비가 전무한 실정이다. 공주대·강원대(춘천)·제주대·한밭대·안동대·한국교원대·강릉원주대(강릉)·경상대·전주교대·진주교대·공주교대·광주교대·청주교대·군산대·춘천교대·순천대·대구교대 등이다.
전기차용 진화장비 없이 일반 분말소화기만 갖춘 곳도 12개교(32%)에 이른다. 전남대·충북대·부경대·금오공대·한국교통대(충주)·목포해양대·전북대·충남대·부산대(부산)·한국체대·부산교대·경북대 등이다.
충전기 1011개 중 166개(16%)는 화재에 취약한 옥내 설치됐다.
향후 진화장비 배치 계획을 묻는 의원실 질문에 공주대는 답하지 않았다. 강원대는 기설치된 옥내소화전을 활용한다고 밝혔고, 제주대는 충전소별 소화기를 배치하고 방염포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건에도 관련 대응에 안일하다는 게 의원실 지적이다.
최근 5년간 국립대 화재 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총 126건 화재 사고 중 전기차 관련 사고는 1건이었다. 지난해 8월 공주대 천안캠퍼스에서 전기차 배터리케이스 개봉 도중 화재가 발생해 1명이 경미한 찰과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발생한 재산피해는 1869만원으로 추산된다.
한편 국립대 39곳 중 유일하게 전기차 충전소가 없는 대구교대는 올해 하반기에 충전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전기차 화재는 일반 화재와 달리 초기 진화가 어려운 만큼 충전소에 소화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며 "특히 화재에 취약한 옥내 충전소는 배터리 화재 전용 소화 장비를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위해 전기차 충전소의 화재 대응 체계를 철저히 점검하고, 전용 소화 장비를 배치하도록 하는 등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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