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뉴시스] 송창헌 기자 = '의과대학 불모지' 전남의 오랜 숙원사업인 국립 의대 신설과 관련, 교육부와 전남도, 목포대, 순천대가 '통합의대'에 큰 틀에서 원칙적으로 합의한 가운데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언급한 '느슨한 형태의 통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총리는 14일 순천대 글로컬대학 강소지역기업 육성 비전 선포식에 앞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1도(道) 1국립대' 원칙을 설명하며 양 대학에 협조를 요청한 뒤 "대학통합은 엄격한 의미가 아닌 느슨한 형태의 통합부터 시작해도 된다"고 말했다.
'느슨한 형태'는 하나의 단일 이사회에 여러 총장을 두는 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UC) 모델과 유사한 형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UC 모델은 전남 의대 논의 초기에 언급된 공공의대, 특화대학, 공동의대, 연합대학, 자치의대 등 여러 형태 중 하나로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논의테이블에 올랐다가 무산된 '한국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Korea) 모델과 비슷하다.
한국대는 인구 절벽에 따른 학령 인구 감소 등을 감안해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는 10개 지역거점국립대를 통합해 '한국대 광주캠퍼스' '한국대 경북캠퍼스' 등으로 캠퍼스 시스템을 만들자는 게 주된 골자다.
UC모델은 캘리포니아 명문 버클리와 UCLA, 데이비스, 샌디에이고, 어바인 등 11개 대학을 '캘리포니아 대학교'라는 이름 아래 캠퍼스 형태로 두고, 각각의 총장까지 둬 자주적,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형태를 일컫는다. 대학 평가도 독립적으로 이뤄진다. 전남 국립 의대에 준용하면 '전남 목포 의대' '전남 순천 의대' 또는 '전남 의대 목포(순천)캠퍼스'로 동시 운영하는 방식이다.
UC는 공립학교인 캘리포니아주립대(CSU)와는 다른 학교로, 재학생이 23만 여 명에 이르고, 교수진 1만8000여 명, 교직원 19만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대학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대학 간 엄격한 통합까지는 실제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고, 여러 난관도 우려돼 느슨한 형태의 통합까지도 끌어안고 가겠다는 교육부의 고육책으로 읽힌다"며 "지역 소멸과 같은 절체절명한 위기에 직면한 전남으로선 다른 최선의 선택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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