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초고령사회'에 요양병원만 줄었다…5년새 218곳 문 닫아

기사등록 2024/10/16 06:30:00

최종수정 2024/10/16 07:42:16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 건보공단 자료 분석

의료기관, 5년 새 5685곳↑…요양병원 14%↓

종합병원 20% 늘어…의원도 5486개소 증가

간병비 부담에 환자 급감…수가 체계도 달라

"요양병원 경영난 폐업 대책 마련 검토해야"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광주 서구 매월동 서광주청연재활요양병원 출입구 앞에 휠체어가 쌓여있다.  2024.06.26.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광주 서구 매월동 서광주청연재활요양병원 출입구 앞에 휠체어가 쌓여있다.  2024.06.2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65세 고령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근 5년 사이 요양병원이 200개소 넘게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 의료기관이 5500개소 이상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2019~2024년 연도별 요양기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의료기관과 약국을 포함한 요양기관은 지난 9월 기준 10만3145개소로 집계됐다.

요양기관은 2019년 9만4955개소, 2020년 9만6806개소, 2021년 9만8551개소, 2022년 10만504개소, 지난해 10만1809개소에서 올해 9월 10만3145개소로 해마다 증가했다. 이 중 약국을 제외한 의료기관은 지난 9월 기준 7만8101개소를 기록했다. 2019년과 비교하면 5685개소(7.9%) 늘었다.

의료기관별 현황을 보면 요양병원만 감소세가 뚜렷했다. 요양병원은 9월 기준 1359개소로 2019년(1577개소)보다 218개소(-13.8%) 줄었다. 요양병원은 2019년 1577개소에서 2020년 1583개소로 증가했다가 2021년 1464개소, 2022년 1435개소, 2023개소 1393개소로 감소했다.

지난 7월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한국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고령 환자들을 수용하는 요양병원은 4년 연속 줄어든 것이다.

반면 상급종합병원은 2019년 42개소에서 올해 9월 47개소 5개소(11.9%)로 늘었다. 종합병원(331개소)과 병원(2495개소)도 2019년보다 각각 17개소(5.4%), 411개소(19.7%) 더 늘었다. 의원도 2019년(6만4901개소)보다 5486개소(8.5%) 늘어난 7만387개소로 조사됐다. 조산원·보건기관은 3482개소로 2019년(3498개소)보다 16개소(-0.5%) 줄었지만 감소폭은 소폭에 그쳤다.
[세종=뉴시스] 2019~2024년 연도별 요양기관 현황(사진=김미애 의원실)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2019~2024년 연도별 요양기관 현황(사진=김미애 의원실) *재판매 및 DB 금지

요양병원이 감소한 배경에는 수가체계와 인건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요양병원의 수가는 행위별수가제를 적용받는 다른 의료기관과 달리 1일당 정액 수가를 적용받는 일당정액수가제로 운영된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과소 투자, 과소진료에 나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남충희 대한요양협회 회장은 지난달 26일 진행된 세미나에서 "어떤 치료를 하든지 관계없이 일당정액수가제 때문에 가격이 제일 낮은 저가 약을 처방해야 하고, 욕창 치료를 열심히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고, 집중치료실 수가 등을 인정해 주지 않는데 어떻게 치료에 전념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기에 간병비 등 높은 인건비도 요양병원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요양병원 간병비는 건강보험 혜택이 없기 때문에 100%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최근 인건비가 오르면서 경제적 부담으로 환자들이 요양병원 입원을 꺼리는 셈이다. 반면 요양원은 돌봄비용이 장기요양보험으로 지급되면서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요양병원은 간병, 돌봄 등이 중요한데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며 "요양병원도 환자가 입원해야 수익이 있는데 간병인 인건비 등으로 (환자들이 줄면서) 병상 채우기도 어려우니 경영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되자 정부는 지난 4월부터 20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요양병원 간병지원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간병 지원을 받으려면 요양 필요도(장기요양 1·2등급)와 의료 필요도(최고도·고도)를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김미애 의원은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문을 닫는 요양병원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면서 "요양 급여비 착복, 간병인의 환자 폭행 등 부정적 요인을 근절하고 요양병원 스스로 자구 노력도 있어야겠지만,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도 요양병원 경영난 폐업 등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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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초고령사회'에 요양병원만 줄었다…5년새 218곳 문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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