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면 죽는다"…美남동부, 허리케인 밀턴 '초비상'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플로리다를 중심으로 한 미국 남동부가 허리케인 밀턴의 상륙으로 초비상사태를 맞이했다. 이미 폭우와 홍수가 발생했지만 '최악은 오지 않았다'라는 평가다.

CNN과 NBC 등에 따르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9일(현지시각) 브리핑을 열고 허리케인 밀턴의 영향으로 그들 주에서 최소 19개의 토네이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토네이도 경보는 116개에 달한다.

3등급 허리케인인 밀턴은 시속 193㎞의 돌풍을 일으키며 현재 플로리다 동부 연안에 상륙 중이다. 10일께 플로리다 중부를 가로지를 것으로 보이며, 폭우는 물론 그로 인한 홍수 등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현재 '폭풍의 눈'에 든 플로리다 새러소타 지역은 극도로 고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지 당국자들은 주민들에 외출 금지를 당부 중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외출하면 죽을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까지 나왔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지금 상황에서는 안전하게 대피하는 것조차 너무 위험하다"라며 "자택을 떠나지 말고 그저 가만히 머물러 있으라"라고 했다. 현재 110만 곳 이상의 가구·사업체가 정전을 겪고 있다.

사망 소식도 들린다. WPTV에 따르면 플로리다 세인트루시 지역에서는 허리케인 여파로 토네이도가 발생해 여러 명이 숨졌다고 한다. 아울러 플로리다 탬파에서는 폭우로 배수관 등이 역류하며 홍수가 발생했다.

피해에 대비해 최소 9000명의 주방위군이 대기 중이지만, 매너티와 파이넬러스 등에서는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911 등 긴급 서비스도 중단됐다. 제인 캐스터 탬파 시장은 "향후 몇 시간은 매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허리케인 밀턴의 경로와 향후 영향에 관해 정기적으로 브리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올랜도·새러소타 등 현지 당국자들과 통화하며 지원도 약속했다고 한다.

미국 동남부에서는 지난달 말에도 허리케인 헐린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허리케인 밀턴 상륙을 앞두고 독일·앙골라 순방을 취소하는 등 재해 대응과 여론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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