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與 정성국 제출 초·중·고 담임교체 현황
지난해 총 203명 교체, 2020년 대비 2.9배 증가
전년 대비 감소…교사 본인 교체 요청은 늘어나
초등은 지난해 정규 교사 49%인데 교체는 62%
"아동학대 무고에 따른 압박, 의욕 상실이 원인"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사 본인 요청으로 학년 중에 담임이 교체되는 사례가 매년 늘어 지난 4년 새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원단체에서는 교권침해 등에 따른 의욕 상실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전국 국공립 초·중·고 담임 교체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총 203명이 교체됐다.
이는 2022년도의 206명보다 다소 줄어든 것이지만,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 71명과 견주면 2.9배에 이른다. 2021년에는 142명의 담임이 도중에 바뀌었다.
지난해 교체된 담임 중 61.6%인 125명은 초등 교사였다. 지난해 초·중·고 정규 교원 가운데 초등 교원이 48.5%(18만2038명·교육기본통계)를 차지한 점을 고려하면 유독 많았던 것이다. 중학교에서는 36명(17.7%), 고등학교는 42명(20.7%)이 각각 도중에 교체됐다.
올해 1~7월 사이엔 88명의 담임이 바뀌었다. 초등학교가 50명(56.8%)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 18명(20.5%), 고등학교 20명(22.7%) 등으로 조사됐다.
학부모 요청에 따른 담임 교체 건수는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권보호 필요성이 환기된 게 반영된 듯 상승세가 꺾였다. 그러나 교사 본인이 스스로 담임을 내려놓은 사례는 계속 늘어나 우려가 나온다.
교사 본인 요청에 따른 담임 교체는 2020년 54명을 시작으로 90명→118명→124명 등 매년 늘었다. 3년 만에 2.3배였다. 올해 7월까진 55명이 교체를 택했다.
학부모 요청으로 교체된 담임은 지난해 79명이었다. 2020년(17명)과 견줘 4.6배 증가했다. 2021년 52명, 2022년 88명으로 늘다가 지난해 다소 줄었다. 올해 1~7월 들어서는 담임 33명이 학부모 요구로 교체됐다.
학부모 요청에 따른 교체는 초등학교가 특히 많았다. 매년 학부모 요구에 따른 전체 담임 교체 건수 대비 70~8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1~7월에도 33명 중 26명(78.8%)이 초등 교사였다. 2020년 88.2%, 2021년 71.2%, 2022년 81.8%, 2023년 82.3% 등이다.
중·고교와 달리 담임제로 운영되는 초등학교 교사들의 부담이 더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매년 교사 전체 재직자 대비 8% 가량이 휴직하는데 초등은 특히 비중이 높다. 한국교육개발원(KEDI) 교육기본통계를 보면 지난해 재직 35만1439명 중 2만6351명(7.5%)이 휴직했다. 초등 휴직률은 7.6%였다.
교사가 스스로 담임을 내려놓는 일은 드문 일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도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최근 담임 교체 건수가 눈에 띄게 불어난 이유는 교권침해와 이에 따른 의욕 상실이 원인으로 꼽힌다. 학부모의 직접적 요청 뿐만 아니라 교사 본인의 청원에 따른 요청도 마찬가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본부장은 "담임 업무에 대한 기피 현상도 심하지만 교사들의 내재적 요인보다 외부적 요인, 다시 말해 과도한 요구나 악성 민원, 생활지도나 학교폭력 사안 조사 과정에서의 '아동학대 무고'에 따른 교체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학생이 잘못을 저질러 생활지도를 받았을 때 학부모가 교사를 '아동학대범으로 신고하겠다'고 무고하는 경우가 있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나 수사기관에 신고를 넣어 괴롭힌다는 이야기다.
김 본부장은 "조사에서 빠진 사립학교를 고려하면 담임 교체 건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담임교체가 이뤄진 통계는 나오지만 요구한 실태는 확인이 안 돼 더 많은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장 등이 갈등을 덮기 위해 담임을 임의로 교체하려 드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교육부 훈령인 '교육공무원 인사관리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학교 '교원인사자문위원회' 절차를 밟도록 하고, 관리자가 자문위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본부장은 "학부모가 요구로 담임이 교체되면 대다수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육권이 침해될 수 있다"며 과도한 민원과 요구를 삼가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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