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만에 또 재판 이재용…각오한 듯 법정 들어섰다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피고인 이재용 출석 확인하겠습니다."

삼성그룹 불법 합병 및 회계 부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항소심 첫 공판이 30일 열렸다.

지난 2월5일 1심 선고 이후 8개월 만에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이 회장은 또 다시 긴장된 표정으로 재판정에 들어섰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는 이날 오후 2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 등 전·현직 삼성 임직원에 대한 첫 공판을 시작했다.

같은 시간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는 '검사 사칭 위증교사 혐의' 결심 공판이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 및 반대자들의 시위와 일부 이 회장 지지자와 반대자들의 목소리가 뒤섞이면서 소란이 일었지만 이 회장의 법정 입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재판 시작 20분 전 법원에 도착한 이 회장은 항소심에 대한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을 뒤로 한 채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자리에 착석한 이 회장은 긴장한 듯 몇 차례 물을 마시며 목을 축이기도 했다.  

재판부가 "피고인 이재용 출석을 확인하겠다"고 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으며, 이후 이어진 재판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재판부 말을 경청했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부회장을 맡았던 당시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위법하게 관여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약 3년 5개월 간의 심리 끝에 1심은 이 회장 등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은 2144여개에 달하는 추가 증거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심은 1심보다 더 빨리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재판부는 "오는 11월25일 항소심 변론을 종결하면 선고일까지 두 달 정도 확보할 수 있다"며 내년 초 판결을 선고할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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