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여론인기 이시바, 높은 지지율로 정권 기반 강화 생각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신임 집권 자민당 총재가 내달 1일 제102대 총리로 취임한다. 내달 9일 조기 중의원 해산으로 총선에 나선다. 여론의 인기와 높은 지지율로 '허니문' 기간 중 첫 시험대에 서게 된다.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내달 1일 취임하는 이시바 총재는 내달 4일 중의원·참의원(상원)에서 소신표명 연설에 나선다. 이시바 총재는 내달 7일에는 각 당 대표 질의를 거쳐 내달 9일 중의원을 해산하기로 했다. 해산 전 당수 토론도 상정하고 있다.
중의원 선거는 내달 15일 고시(공고), 내달 27일 투·개표 일정으로 실시된다.
이시바 총재는 당내 대표적인 비주류로 통한다. 해체 전 한 때 당 내 최대 파벌이었던 아베파 수장이자 최장수 총리 고(故)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에게 등을 졌던 반(反)아베파이기도 했다.
이시바 총재는 역대 당 집행부 등에 쓴소리를 계속하며 '당내 야당'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내 비주류이긴 했으나 그는 대체로 여론의 인기는 높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로 가장 적합한 인물" 부분에서 자주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총재 당선 후 실시된 마이니치신문의 여론조사(지난 28~29일)에서도 총리로 취임하는 이시바 총재에게 "기대한다"는 응답은 52%였다. "기대하지 않는다" 30%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자민당 지지층 64%가 이시바 전 총재에게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연립여당 공명당은 약 70%나 됐다.
야당 지지층에서도 기대가 높았다. 일본유신회 지지층 중 60%, 제1 야당 입헌민주당 50%가 기대한다고 했다.
이시바 총재가 조기 중의원 선거를 치르는 데에는 "국민의 신임을 얻어 정권 기반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당내 대표적 비주류인만큼 정권 초기에 기반을 다지려는 생각이 엿보인다.
현재 중의원 의원 임기는 2025년 10월 30일 만료된다. 보통 임기 만료 전 총리의 중의원 해산으로 총선거가 치러진다.
이시바 총재가 '조기' 중의원 선거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지 않다. 다만 취임 직후 선거에 나서는 것은 '허니문' 기간 중 높은 지지율로 시험대에 나서 성과를 올리겠다는 생각이 내비쳐 보인다.
현지 공영 NHK는 이시바 총재가 취임 직후 중의원 선거에 나서는 데 대해 "새 정권 발족 직후에는 지지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도 배경에 있다"고 분석했다.
NHK는 실제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 "당내에는 이시바 총재가 당의 얼굴이 되면서 지지율 상승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자민당의 한 의원은 "국민은 이시바 정권이 정치와 돈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지 냉정하게 보고 있다. 신뢰회복은 쉽지 않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아울러 자민당 내에서는 새 정권이 야당의 압박을 받는 것을 우려해 조기 중의원 해산을 해야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시바 총재는 이러한 목소리도 고려해 조기 해산을 결정했다.
이시바 총재는 선거를 위한 공약 만들기를 서두르고 있다. 당의 새 집행부 중 한 사람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9월 30일부터 공약 책정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비자금 스캔들'과 '통일교 밀착 의혹'으로 무너진 기시다 내각을 이어갈 이시바 내각이 조기총선에서 어떤 공약으로 민심의 지지를 어느 정도 끌어 올릴 지 주목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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