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덕 고려아연 대표 "약탈적 M&A 저지하겠다"

기사등록 2024/09/29 14:32:28

최종수정 2024/09/29 14:52:16

"핵심 소재, 원자재 공급망 지키는 방안 숙고"

"(기업사냥꾼과) 맞설 수 있는 힘과 지혜 갖췄다"

'경쟁 과열' 경고한 금감원엔…"당부사항 공감"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28일 오후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고려아연 1공장에서 열린 ‘국내 최초 수소지게차용 수소충전소’ 준공식에서 박기덕 고려아연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8.28.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28일 오후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고려아연 1공장에서 열린 ‘국내 최초 수소지게차용 수소충전소’ 준공식에서 박기덕 고려아연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공개매수가 진행 중인 고려아연의 박기덕 대표가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인수합병(M&A)를 약탈적 시도로 규정하며 이를 저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혀 주목된다.

박 대표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려아연은 투기적 사모펀드 MBK와 영풍이 지난 13일 감행한 적대적 M&A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며 "약탈적 투기적 자본에 의해 글로벌 핵심 소재 및 원자재의 탈중국 공급망이 훼손되지 않도록 회사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숙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행히 고려아연을 지지하는 많은 분의 도움과 조언에 힘입어 저들에 맞설 수 있는 힘과 지혜를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국가기간 산업인 고려아연 사업을 단순한 상품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들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시작한 뒤 기회만 되면 고려아연을 매각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며 "시기까지 특정해 7~8년 뒤 고려아연을 시장에 내놓겠다며 국가기간산업을 상품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비철금속 분야 1위를 넘어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성장동력을 바탕으로 미래 100년을 향해 달려가는 고려아연 입장에서 경악을 금치 못할 발언"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에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경영권 확보에 대해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매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9.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에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경영권 확보에 대해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매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9.24 [email protected]

특히 박 대표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미국 자회사 이그니오 투자에 대해 비판하는 것에 대해 "사업 몰이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당사는 현재 연간 4만톤의 동 생산 능력을 100% 재활용 원료를 사용하여 연간 15만톤으로 증산하는 계획을 수립했고, 이를 위해 30년간의 건식로 운전 노하우를 집약한 1차 건식 동 제련 투자를 1420억 원 규모로 집행하고 있다"며 "2028년 모든 투자가 완료되고 연간 15만 톤의 동제품과 부산물인 은, 금, 팔라듐 등 생산 시 그로 인한 추가 매출은 약 1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100% 재활용 원료, 즉 동 제련에 있어 이차 원료를 사용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탄소배출을 줄여 친환경 메탈 생산을 생산하는 고려아연의 미래 사업 방향이며, 친환경 에너지 소재 기업이라는 비전과도 일치한다"며 "다만 용도를 다한 폐기물을 원료로 하는 사업인 만큼 원료 수급의 불안정성이 매우 높아, 이 때문에 일찌감치 전자폐기물 관련 기업 인수를 검토해 왔고, 2022년 이그니오를 인수해 원료의 안정적 수급 능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을 장악했을 때 회사에 암울한 미래가 닥칠 것이라 예견했다.

박 대표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을 인수했을 시) 적자를 메우고 투기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고려아연의 핵심 자산은 물론 미래 투자를 위한 자산까지 무차별적으로 훼손할 것"이라며 "돈이 된다면 국적과 평판, 목적에 상관없이 핵심 기술을 팔아 치울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상자산사업자 CEO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9.2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상자산사업자 CEO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9.26. [email protected]

고려아연, 영풍 모두 "금감원 당부사항 깊이 공감"

한편, 이날 두 회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금융감독원의 당부사항에 공감한다는 뜻을 동시에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7일 오후 진행한 부원장회의에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상장회사 공개매수 관련자들 간의 경쟁 과열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필요시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적발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금감원의 당부사항에 깊이 공감하며 최근 발생하는 경쟁 과열에 우려를 표한다"며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기습적으로 공개매수를 선언하고 공개적으로 매수가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히다가, 갑자기 공개매수가격을 상향하는 등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시장의 불안을 야기하는 행위들은 더 이상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했다.

MBK파트너스는 "금감원의 상장회사 공개매수와 관련한 당부사항을 적극 지지하고 환영한다"며 "고려아연 공개매수의 목적은 최대주주의 경영권을 공고히 해 훼손된 주주가치를 회복하고, 고려아연의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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