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전혁, 김영배와 만나…재단일화 시동
단일화 기구 vs 방현석…정근식은 관망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내달 16일로 예정된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전례 없는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
2014년, 2018년, 2022년 세 번의 선거에서 단일화에 실패하며 진보계 후보인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에 모두 패배한 보수 진영이 조전혁(전 한나라당 의원) 후보로 빠르게 단일에 성공하면서다.
반면 진보 교육계는 단일화 기구를 통해 추대된 정근식(서울대 명예교수) 후보와 단독 출마를 예고한 방현석 중앙대 교수의 재단일화 진통이 시작됐다.
조전혁, 김영배와 만난다…추후 단일화도 시동
다만 이날 만남을 놓고 양측의 입장은 미묘하게 다르다. 조 후보는 이날 회동을 놓고 '정책 협약식'이라고 설명한 반면, 김 후보는 '재단일화 담판'이라고 표현했다.
이날 오전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본후보 등록을 마친 조 후보는 "(김 후보가) 세 가지 정도 정책 제안을 했다"며 "제 정책과 그 분의 정책이 너무나 유사하기 때문에 제가 다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김 후보의 정책 흡수를 통한 단일화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김 후보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날 자리는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결정하는 투쟁의 장이 될 것"이라며 "저는 저대로 조 후보의 강점과 보완할 부분을 확인하고, 조 후보는 저에 대한 강약점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는 "분명 제가 (조 후보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쉽게 후보 자리를 양보하진 않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김 후보는 서울선관위 본후보 등록을 위해 서류를 구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만약 이날 회동이 조 후보가 원하는 '정책 협약'으로 마무리된다면 두 사람은 절반의 단일화를 이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후보가 본후보 등록을 그대로 추진할 경우 보수 진영에서는 여전히 두 명 이상의 후보가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단일화 기구 vs 단독 후보 방현석…정근식, 한발 뒤로
사단이 벌어진 건 뒤늦게 출마를 선언한 방 후보가 자신이 참여하지 않은 추진위의 단일화를 '미완의 단일화'라고 비난하면서 벌어졌다. 방 후보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단일후보를 선정하자고 제안했다. 후보 적합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구독자 300만명 이상의 유튜브 채널을 통한 정책토론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 후보의 이 같은 제안에 추진위는 즉각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진위는 "그렇게 단일화에 목말랐으면 추진위가 제안할 때 들어왔으면 될 일"이라며 "이제 와서 어깃장을 놓는 것은 민주진보교육감을 바라는 서울시민의 열망에 반하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일단 전면에 나서지 않고 사태를 지켜보는 중이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1대 1 단일화 길을 열어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무자들도 계속 회의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 흐름대로라면 진보 진영에서는 정 후보와 김재홍·조기숙·방현석·최보선 후보 등 총 5명이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중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단일 후보 확정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추진위 경선후보로 함께 싸운 강신만·안승문·홍제남 예비후보가 참석해 정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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