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갈등 심화하자 원로·중진들 "일단 만나야"
"한 대표 언론플레이 실례…신뢰 회복이 먼저"
"윤, 포용력 보여야…당대표로 존중해야"
"서로 한발 물러서서 두 사람 독대부터 하라"
[서울=뉴시스]최영서 한은진 한재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만찬을 계기로 '윤한 갈등'이 다시 부각되자 원로·중진과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두 사람이 서로 한 발 물러서야 한다. 일단 만나라"고 조언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정치적 공간을 열어주고 포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면서 설득할 것은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서로 신뢰를 회복하지 않고는 의료공백 사태와 민생 문제, 개혁 과제 등 산적한 현안을 절대 해결할 수 없다는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
"윤 대통령 포용력 아쉬움…먼저 이야기하자 했어야", "한 대표 정치력 미숙…정부 성과 서포트부터"
유준상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26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한 대표가 독대를 요청하는 방식이 미숙했다. 언론을 통해서 말을 먼저 할 게 아니라, 양쪽 합의 하에 '이쯤 되면 이야기하자'고 해야 한다. 그게 정치"라고 했다. 신경식 상임고문도 "한 대표가 '언론 플레이'를 한 것처럼 보인 것은 실례"라며 "(독대를) 다시 요청했다는 말을 했더라도 미리 발표하면 대통령 입장이 어떻겠나"라고 했다.
직전 당대표인 김기현 의원은 "(당대표 때) 대통령과 일주일에 3~4번씩도 만나고 전화통화도 했는데, 만났는지 안 만났는지, 무슨 얘기를 했는지 바깥으로 나간 적이 없다"며 "'내가 무슨 얘기했다' 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필요한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한 5선 의원도 "조용히 가서 만나고, 조용히 해결해야한다"라며 "당 대표와 대통령 만남이 여야 영수회담 같아선 안된다"고 했다.
한 대표가 대통령을 적극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유준상 상임고문은 "한 대표가 체코 원전 수주 성과 같은 것에 대해 (정부를) 적극 서포트해야 한다"며 "그래야 당도 잘되고 정부도 잘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우리 당이 윤 정부의 중요한 성과에 대해 이야기를 잘 안 한다"며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적극 도와줘야 신뢰가 회복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포용력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곁을 안 주고 당대표로서 존중을 안 하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며 "국정운영 동력을 얻으려면, 윤 대통령이 먼저 '나랑 얘기 좀 하고 가라' 이렇게 해야 되는 게 정치일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이 당과 수평적으로 가주는 행보가 필요하다. 포용할수록 대인배가 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한 대표를 비롯한 당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유준상 상임고문은 "당 대표로서 당을 운영해 가는데 대통령이 힘을 실어줄 건 실어줘야 한다"며 "반드시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여권의 성공을 위해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은 확신에 차서 '국민 여론이 뭐라 하든 여론 지지율이 어떻든 신경 안 쓰고 간다' 이러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도 한 대표의 말을 듣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윤한, 독대는 하라"
유준상 상임고문은 "국가 이익이 뭔지 그걸 우선해야 한다.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서로 양보를 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당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혜를 모아야 되는데 (대통령이) 대표와 소통을 하는 게 우선"이라며 "칼자루를 대통령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유흥수 상임고문도 "대통령이 여당 대표를 안 만나면 어떻게 하겠나. 만나서 나라를 꾸려가야 한다"며 "주변에서 이야기해서 만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국민을 위해서라도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나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절차는 중요하지 않고 일단 두 사람이 만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