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서·김경범 후보 사퇴…김재홍 단일화 이탈
조기숙·방현석 독자 출마…진보 표 쪼개질 수도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10월16일)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진보 교육계는 후보가 난립하며 셈법이 복잡해졌다. 뒤늦은 출마선언이 이어지는 동시에 단일화를 약속했던 후보마저도 이탈을 선언하면서다.
역대 교육감 선거에서 단일화를 통해 승리를 쟁취한 진보 진영이 이례적으로 단일화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김재홍, 진보 단일화 기구 참여 철회
김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중구 서울시교육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는 필패와 민주진보 공동체 공멸의 길로 빠져들 뿐"이라며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근본적인 문제는 전과전력을 가진 예비후보들이 출마를 재고하지 않은 채 그대로 강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수 쪽의 조전혁 후보와 민주진보의 곽노현 예비후보는 교육감 선거와 관련된 실정법 위반의 전과를 가졌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장이 표출한 핵심적인 불만은 추진위의 단일화 방식이다. 추진위는 오는 주말인 21~22일 1차 추진위원(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상위권 후보를 선정한다.
추진위원은 14세 이상 서울 시민이나 서울 소재 직장인 등이면 가입할 수 있다. 추진위는 추진위원을 인원의 제한 없이 모집하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조직을 구성했거나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상당히 유리하다.
김 전 총장은 "추진위는 자신들이 사전 준비한 기획안을 그대로 강행했다"며 "이미 정해 놓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선거공학적 행위라는 합리적 의심을 피할 수 없다"고 추진위를 비판했다.
김 전 총장의 이탈로 이제 추진위에 남은 후보는 단 5명이다.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등이 추진위를 통한 단일화 작업에 함께 한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불출마를 선언하며 8명으로 출발한 추진위의 규모는 절반 가깝게 줄었다. 당초 1차 경선을 통해 4명의 상위권 후보를 뽑기로 했던 추진위도 후보 규모가 줄자 상위권 후보 수를 3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조기숙·방현석 독자 출마
방 교수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추진위의 단일화 작업에 동참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추진위가 단일화 참여 후보를 4일까지 받고 마감했기 때문에 12일에 출마 결심을 한 저는 참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방 교수는 "저는 추진위의 추진위원 구성논의에 참여할 수 없었기 때문에 먼저 (추진위에서) 단일화에 참여한 분들과는 조건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진위에 들어가지 않는 다른 후보가 또 있다. 그 후보들을 포함해서 모든 후보들, 단체들과 협의하고 열린 자세로 기꺼이 총 단결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도 전날 출마 결심을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양극화된 좌우 이념대결로부터 서울교육을 지켜내고 아이들이 꿈과 재능을 마음껏 펼치도록 보통 엄마를 위한 교육감이 되고 싶다"고 썼다.
또 "독자 후보로 출마하고자 고민하는 건 서울시민과 학부모 외 누구에게도 빚을 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처럼 좌와 우를 넘어 오로지 아이들을 위한 교육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진보 교육계 관계자는 "방 교수, 조 전 교수 모두 진보계의 소중한 후보군"이라면서도 "그러나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모두의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독자 출마 후보들이 몇 표를 가져가느냐에 따라 진보, 보수의 성패가 갈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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