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윳돈으로 내수·투자 활성화 기대도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빅컷) 단행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전환(피벗)이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청장년층은 소비와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도 부동산 대출 규제 심화 등을 우려했다. 특히 내 집 마련을 하고자 하는 일부 청년층에서는 커질 수 있는 주택시장 변동성에 불안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9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최근 들썩인 주택시장에 이번 미국의 금리 인하까지 이어지며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일부 청년층들이 주거 불안을 느끼고 있다.
주택 구매를 위해 3억여원의 대출을 받을 계획이었다는 경기 성남에 사는 이모(39)씨는 "금리가 떨어지면 정부에서는 집값을 잡으려고 대출 규제를 더 할 것"이라며 "대출이 꼭 필요하기에 오히려 대출 한도가 줄거나 제재가 심해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 중인 무주택자 김모(36)씨는 "'빨리 집을 사야겠다'는 조급함이 든다"며 "금리 인하로 부동산 과열이 다시 시작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송파구의 주택을 팔고 강남구로 들어가려고 한다는 임모(41)씨는 "상급지가 다른 곳보다 집값이 더 빨리 오르는 경향이 있기에 그곳에 못 들어갈 정도로 집값이 오를지 걱정"이라며 "한번 못 들어가면 영영 못 들어갈 수 있으니 주택 시장이 또 한 번 들썩이는 것이 반갑지 않다"고 전했다.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장기간 내수를 짓누르던 고금리 기조에서 벗어나 소비와 투자가 살아날 것 같다는 낙관적인 반응도 나온다.
대출금이 10억이라는 비수도권의 60대 남성은 "금리가 0.5%만 떨어져도 한 달에 50만원 가까이 덜 낼 수 있다"며 "여윳돈이 없어 소비를 줄이려던 게 있었으니 좀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주거지 마련으로 생긴 대출금을 갚고 있다는 한 40대 남성은 "금리인하가 자산시장에서 투자, 주택 구입 등 여러 기회로 이어지면 좋겠다"며 "단지 경기침체의 신호가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수도권 신도시에 자가를 보유하고 있는 한 개인사업자는 "미국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진 않을 것 같다"며 "다수의 주택 보유자들은 인기 지역의 '똘똘한 한 채'를 갖기 위해 소위 갈아타기를 노리겠지만 흔치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그 전달보다 커지면서 2018년 9월 이후 6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19일 발표한 '8월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아파트·연립· 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평균 0.24%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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