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도심 위치 접근성↑…"지역 유일 입양전문 카페"
외박·입양 체험 등으로 교감…반년 만에 11마리 입양
"유기견과 반려견 차이 없어…인식 변화가 중요해"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정말 여기있는 아이들이 유기견인가요?"
17일 울산 동구 화정동에 위치한 애견카페 '펫유기브(Pet, you give)'.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강아지들의 '합창' 소리가 들렸다.
낯선 사람에게도 경계심은 전혀 없었다. 앞발을 들고 꼬리를 흔드는 모습에서 "놀아줘요!"가 느껴졌다.
사람을 유독 좋아하는 유월이(푸들·암컷), 먹성이 좋은 설기(믹스견·암컷), 애교쟁이 사랑이(포메라니안·암컷) 등등. 모두 얼마 전까지 보호센터에서 지내온 유기견들이다.
"유기견이라 사람을 무서워하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이 무색했다. 특히 사랑이는 커피를 마시는 내내 배를 보이며 애교를 발사했다.
대부분의 애견카페는 손님과 반려견이 함께 방문해 시간을 보내지만 펫유기브는 조금 달랐다. 오직 유기견과 유기견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또 유기견들이 일반 가정견과 똑같은 관심과 사랑을 받다보니 카페를 찾는 손님들은 "정말 유기견이 맞느냐?", "강아지들이 생기가 넘친다" 등 반응을 보였다.
펫유기브 심현지(27·여) 대표는 "현재 울산에서 유기견 입양을 전문으로 하는 애견카페로 유일한 곳"이라며 "유기견 보호시설은 대부분 접근성이 떨어지는데, 사람들이 보다 편하게 유기견과 만나고 입양할 수 있도록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펫유기브에서는 지난 3월부터 총 8마리의 유기견이 새로운 주인과 만났다. 입양이 예정된 유기견도 현재 3마리다.
입양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유기견과 교감할 수 있는 시간 덕분이다.
산책 봉사활동, 외박신청, 입양체험(현재 미운영) 등 자체적인 프로그램이 있어 유기견과 충분히 교감한 뒤 입양을 결정할 수 있었다.
펫유기브에서 유기견의 성장모습과 성격, 습관 등 세세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어 더욱 신중한 결정이 가능했다.
심 대표는 "보통의 유기견 보호센터에서는 구조 당시 사진만 확인할 수 있고, 정보가 부족해 입양에 대한 마음을 열기 쉽지 않다"며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유기견 한 마리, 한 마리마다 성격과 식습관, 사진 등 정보를 SNS에 올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기견을 잠깐 만나보고 섣부르게 입양을 결정하면, 다시 파양되는 경우가 있을 것 같아서 최대한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실제 외박신청을 한 뒤 입양을 결정한 분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심현지 대표는 유기동물 봉사활동 중개와 입양 공고를 모아서 볼 수 있는 플랫폼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IT 전공을 살려 유기동물 입양 문화 확산을 위한 어플 개발부터 운영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그는 "유기견도 조금만 신경쓰면 가정에서 키우는 반려견과 큰 차이가 없다. 중요한 유기견과 정서적·물리적 접근성을 높여 인식을 바꿔주는 것"이라며 "유기견 입양과 봉사활동을 고민 중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펫유기브를 찾아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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