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 줄 의무 있어
사업 운영에 지장 있다면 시기 변경 가능해
대체 인원 확보 없이 거부한다면 인정 안돼
[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 5년차 직장인 A씨는 올해 쉴 틈 없이 일했다. 지난달 3일간 여름휴가를 다녀온 것이 전부. 그리고 추석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A씨는 좀 더 오래 쉬고 싶은 마음에 추석 연휴에 이어 그 다음날인 목요일 연차를 신청했다. 그런데 회사 측에서 연차 신청을 반려했다. 당장 연휴 동안 처리하지 못할 일이 산더미인데다 목요일까지 거래처에 제출해야 할 서류가 있기 때문이다. A씨가 속한 팀은 인력이 부족해 늘상 야근에 시달리는 상황. A씨는 거듭 재검토를 요청했으나 끝내 회사는 이를 들어주지 않았다. "연차 쓸 거면 추석 다음 주에 써라"는 말이 전부였다.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추석이 다가왔다. 연휴 전날 및 다음날에 연차를 써 해외여행 등 장기 휴가를 떠나는 이들이 많다. 물론 A씨는 예외였다.
그렇다면 A씨의 연차 신청을 거부한 회사의 행위는 법에 저촉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칙적으론 그렇다.
고용노동부와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르면 5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의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줄 의무가 있다. 회사의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연차를 사용할 권한이 근로자에게 있다는 의미다. 고용부는 "연차 사용은 법으로 보호 받는 근로자의 권리"라며 "사업주는 근로자의 연차 사용을 거부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특별한 사정 없이 근로자의 연차를 거부했다고 인정되면 근로기준법 제110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의 연차 사용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여기서 막대한 지장의 여부를 판단할 때는 기업의 규모, 업무 성질, 작업 시급성, 업무대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업무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면 사용자 측에겐 연차 '사용시기변경권'이 부여된다. 근로자가 신청한 날짜가 아닌, 다른 날짜에 연차를 쓰도록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근로자의 연차 사용을 막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사업주는 특정 날짜를 정해 연차 사용을 강제할 순 없다. 연차 사용 촉진 제도를 통해 근로자가 쓰지 않은 연차를 시기를 정해 사용을 촉구할 순 있으나 근로자 의사에 반해 강요한다면 위법의 소지가 있다.
A씨의 사례로 돌아가보면, 추석 다음날 출근하지 않을 경우 회사 업무에 지장이 생길 우려가 클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지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분쟁의 여지는 있다. 사용자의 사용시기변경권이 인정되지 않은 판례도 존재한다.
서울행정법원은 2016년 판결에서 사용자의 사용시기변경권 요건인 '막대한 지장'과 관련해 '근로자가 지정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경우 그 사업장의 업무 능률이나 성과가 평상시보다 현저하게 저하돼 상당한 영업상의 불이익 등이 초래될 것으로 염려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기업 규모, 업무량 증대, 대체 근무자 확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그 요건이 충족됐다는 점은 사용자가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시 법원은 사용자가 인원 대체 방법을 제대로 강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당한 시기변경권 행사가 아니라고 판정했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근로자의 연차휴가는 통상 예견되는 것이고 평상시에도 늘 행해지는 것이므로 원고(사용자)로서는 통상적인 근로자의 결원을 예상해 그 범위 내에서 대체 근로자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A씨의 입장에서 회사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사업장 관할 고용노동지청 등에 진정 등 신고를 하면 된다. 이후 근로감독관이 사실관계를 조사해 특별한 사정 없이 연차를 거부한 것으로 인정되면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 이때 사용자는 반려 이유를 밝히고 시기변경권을 행사했다면 그 필요성을 입증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추석이 다가왔다. 연휴 전날 및 다음날에 연차를 써 해외여행 등 장기 휴가를 떠나는 이들이 많다. 물론 A씨는 예외였다.
그렇다면 A씨의 연차 신청을 거부한 회사의 행위는 법에 저촉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칙적으론 그렇다.
고용노동부와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르면 5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의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줄 의무가 있다. 회사의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연차를 사용할 권한이 근로자에게 있다는 의미다. 고용부는 "연차 사용은 법으로 보호 받는 근로자의 권리"라며 "사업주는 근로자의 연차 사용을 거부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특별한 사정 없이 근로자의 연차를 거부했다고 인정되면 근로기준법 제110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의 연차 사용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여기서 막대한 지장의 여부를 판단할 때는 기업의 규모, 업무 성질, 작업 시급성, 업무대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업무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면 사용자 측에겐 연차 '사용시기변경권'이 부여된다. 근로자가 신청한 날짜가 아닌, 다른 날짜에 연차를 쓰도록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근로자의 연차 사용을 막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사업주는 특정 날짜를 정해 연차 사용을 강제할 순 없다. 연차 사용 촉진 제도를 통해 근로자가 쓰지 않은 연차를 시기를 정해 사용을 촉구할 순 있으나 근로자 의사에 반해 강요한다면 위법의 소지가 있다.
A씨의 사례로 돌아가보면, 추석 다음날 출근하지 않을 경우 회사 업무에 지장이 생길 우려가 클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지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분쟁의 여지는 있다. 사용자의 사용시기변경권이 인정되지 않은 판례도 존재한다.
서울행정법원은 2016년 판결에서 사용자의 사용시기변경권 요건인 '막대한 지장'과 관련해 '근로자가 지정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경우 그 사업장의 업무 능률이나 성과가 평상시보다 현저하게 저하돼 상당한 영업상의 불이익 등이 초래될 것으로 염려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기업 규모, 업무량 증대, 대체 근무자 확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그 요건이 충족됐다는 점은 사용자가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시 법원은 사용자가 인원 대체 방법을 제대로 강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당한 시기변경권 행사가 아니라고 판정했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근로자의 연차휴가는 통상 예견되는 것이고 평상시에도 늘 행해지는 것이므로 원고(사용자)로서는 통상적인 근로자의 결원을 예상해 그 범위 내에서 대체 근로자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A씨의 입장에서 회사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사업장 관할 고용노동지청 등에 진정 등 신고를 하면 된다. 이후 근로감독관이 사실관계를 조사해 특별한 사정 없이 연차를 거부한 것으로 인정되면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 이때 사용자는 반려 이유를 밝히고 시기변경권을 행사했다면 그 필요성을 입증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