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단체교섭 결렬 선언 후 첫 쟁의
김범수 창업자 재판 앞두고 노사 간 갈등 격화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카카오가 심각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돼 첫 재판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노사 간 갈등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9일 낮 12시 서울 강남구 뮤렉스파트너스 사옥 앞에서 카카오VX 매각 반대에 대한 피케팅을 진행했다.
업계에 따르면 벤처캐피탈(VC)인 뮤렉스파트너스는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카카오VX 경영권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카카오VX의 사모펀드 매각을 반대해 왔다. 일방적인 구조조정으로 노동자 근로 환경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노조 측은 카카오VX의 회사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 아닌데도 사모펀드에 매각하기 위해 무리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피케팅은 노조가 단체협약 교섭 결렬을 선언한 후 진행한 첫 쟁의행위다. 노조는 지난달 29일 사측에 교섭 결렬 공문을 발송하고 사내 게시판에 결렬 선언문을 게시했다. 이어 지난 3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다.
노조 측은 "지난 1년간의 경영쇄신 과정을 비판하며 단체협약으로 제출한 노동조합의 쇄신 요구사항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며 회사와의 논의가 불가능해 결렬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교섭 결렬에 유감을 표하며 노조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전했다. 카카오 측은 "크루유니언과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해왔으나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 회사가 수용하기 힘든 일부 안건으로 인해 결렬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노조와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경영 쇄신에 속도를 내야 하는 분위기 속에서 노사 갈등 등 위기가 중첩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노조는 지난 7월 말 김 위원장 구속 당시 사측과 경영 위기를 함께 극복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조조정 우려에 따른 노사 갈등도 격화되는 분위기다.
하반기 새 인공지능(AI) 서비스 출시 등 신사업 발굴에 힘쓰고 있지만 성과가 불분명한 상황 속 노사 간 갈등이 계속 이어지면서 카카오 내부 불안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편 김 위원장의 첫 재판도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는 오는 11일 오전 10시 30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위원장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연다.
정식 공판이라 김 위원장은 피고인 출석 의무에 따라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에 직접 가담했는지 등을 두고 검찰과 카카오 측 변호인단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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