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취미, 관심사 등 분석해 초개인화 콘텐츠 추천
가입자 정체 위기감…OTT와 AI로 차별화 승부수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성장 정체기에 직면한 국내 IPTV(인터넷TV)3사가 AI(인공지능) 접목으로 탈바꿈을 꾀하고 있다. AI로 콘텐츠 추천기능을 고도화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여 가입자 이탈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4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는 AI를 활용해 초개인화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전날 자사 IPTV 서비스 ‘U+tv’에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기술 익시(ixi)를 활용한 미디어 에이전트(비서)를 적용했다고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했다.
미디어 에이전트의 AI큐레이션 기능은 고객별 취향에 맞는 콘텐츠와 월정액 상품을 맞춤형으로 제안한다. 특정 장르나 배우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검색한 이력을 반영해 비슷한 콘텐츠를 추천하고 화면 상단에 올리는 방식이다.
특히 AI가 콘텐츠 추천 이유를 "시청한 콘텐츠와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 등의 문구로 설명해주는 것이 AI큐레이션의 특징이다. 썸네일만 보면 콘텐츠 추천 이유를 알기 어렵다는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LG유플러스는 IPTV 셋톱박스에 온디바이스(내장형) AI 기능을 적용해 10여분만에 자막을 자동 생성하는 AI 자막 기능도 출시했다. 본방송 직후 VOD도 곧바로 한글 자막과 함께 시청이 가능하다. 아울러 화면에 나오는 글자와 자막이 겹치는 경우에는 AI가 자동으로 자막의 위치를 변경하기도 한다.
KT는 올 하반기 자사 IPTV인 지니TV에서 AI로 특정 인물이나 노래, 춤추는 장면만 선택해 볼 수 있는 'AI 골라보기'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예를 들어, ENA 인기 연애 프로그램 ‘나는 솔로’를 보다가 출연자 옥순을 선택하면 해당 회차에서 옥순이 나오는 장면만 골라 볼 수 있다.
아울러 AI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IPTV 디지털 셋톱박스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와 해당 가구에서 생활하는 개인의 모바일 데이터를 결합해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어드레서블(Addressaable) TV 광고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 B2B 영역에서 KT는 IPTV 업계 최초로 AI로 영상을 분석,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기업간거래(B2B) 종합 미디어 솔루션'인 '매직플랫폼'을 지난 4월 선보였다.
SK브로드밴드는 B tv 서비스에서 업계 최초로 ‘자동 개인 식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TV 앞에 앉은 시청자를 자동으로 인식해 프로필을 재설정하는 번거로움 없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또한 인기 드라마와 예능 주문형 비디오(VOD) 속 출연진이 착용한 옷과 액세서리를 AI로 확인해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AI쇼핑’ 서비스도 제공한다.
올해 이 회사는 B tv 검색창에 SK텔레콤의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 등 대규모언어모델(LLM) 기술을 접목하는 등 AI 기능을 한층 고도화할 예정이다.
IPTV업계는 당장 AI 기능 적용으로 수익을 내는 것보다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빠져나가는 이용자들을 묶어두겠다는 목표다. VOD 추천에 한정된 OTT와 달리 IPTV는 구독상품, 실시간 채널 추천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 콘텐츠 추천이 가능하다는 것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넷플릭스 등 OTT 성장에 밀려 IPTV 가입자수는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IPTV 가입자 수는 2092만5902명으로 상반기와 비교해 0.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박찬승 LG유플러스 홈니버스그룹장(상무)은 “당장 AI로 IPTV가 수익을 내기 쉽지는 않겠지만 시청 환경이 개선이 되면 코드커팅(유료방송 가입 해지) 현상을 조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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