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트럼프 당선시 위기-기회 요인 병존…정교한 전략 필요"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3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위기 요인과 기회 요인이 극단적으로 병존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과감하고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날 서울 세종연구소의 제1차 세종열린포럼에서 '미국 대선과 한국 외교안보전략'을 주제로 강연에 나서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김 차장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좀 더 자국 중심의, 동맹국에 기대거나 의지하는 비율을 떨어뜨리고 방위산업 공급망의 자력 회복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트럼프는 미국이 우리에 제공하는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서도 비용의 관점에서 협의하자고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당선 시) 미국의 안보 우산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고, 분쟁 지역의 안보 불안이 증대되면 한국의 방산 수출 기회가 커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경우 위기 요인과 기회 요인이 극단적으로 병존하기 때문에 좀 더 과감하고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차장은 트럼프 당선시 대중 경제 제재나 정치·외교·군사적 압박에 대한 동참 요구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또 "동중국해, 남중국해, 인도태평양 지역 전반에 있어서 한국에 보다 분명한 입장과 기여를 요구하는 것도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클 것"이라고 했다.

북한 문제 관련해서는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트럼프와 참모진의 북한 정권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낮아졌다고 본다"며 "과거에 했던 것처럼 (핵자산) 동결과 미국의 보상 같은 스몰딜은 트럼프 정부가 재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 여부에 관해서는 "트럼프는 욕심을 낼 수 있는 사람이고, 그런 트럼프의 쇼맨십을 활용해 김정은 지도부는 '통미봉남(미국과 대화하고 한국은 배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와 만든 '캠프데이비드 협력 체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트럼프가 당선돼도 캠프데이비드 협력 체계는 지속성이 유지될 것"이라며 "그간 협력해 온 북한미사일경보 실시간 공유체계, 다년간의 (한미일) 3자 훈련계획, 사이버 협조 등 안보 분야에서 미국이 필요로 하는, 캠프데이비드의 성과는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시 한미관계 전망에 대해선 "기존의 긴밀한 한미 방위산업협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성을 가지고 좀더 안정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고 봤다.

또 "해리스는 실용주의와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끈끈한 동반자로 대한민국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백악관과 미국 주요 행정부에 들어가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할 수 있겠느냐에 대해서는 조금 염려가 된다"며 "기존 베테랑들을 수혈해서 중량감 있는 멤버들이 콤비네이션(조합)되면 편하겠다는 마음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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