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리튬 가격 kg당 71.5위안화
광산 개발로 과잉 공급에 캐즘으로 '브레이크'
K양극재 3사 실적 부진…투자 속도도 조절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공급 과잉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리튬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양극재 업계는 예상 판매량을 낮추고,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향후 리튬 가격 반등 시기도 쉽게 예측할 수 없어 양극재 업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2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리튬을 정제한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달 30일 kg당 71.5위안화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2월 말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저가다.
리튬 가격은 지난 3~5월 kg당 100위안화를 웃돌며 반등하는 듯 싶었지만, 6월 초부터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 시장 성장 당시 글로벌 주요 국가와 기업이 광산 개발에 한꺼번에 뛰어들면서 공급 과잉이 발생한 탓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빠르게 전기차 수요 감소가 나왔고, 이로 인한 캐즘이 본격화하면서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는 추세다.
더욱이 여전히 중국을 중심으로 리튬 공급 과잉이 심각한 상황으로 리튬 가격 반등을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탄산리튬 생산량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65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업황 개선이 뚜렷히 나타나지 않을 경우 향후 4~5년간 공곱과잉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처럼 리튬 가격 하락세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양극재 업체들이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는 리튬을 주요 광물로 채택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들 기업은 배터리 셀 제조사에 제품을 공급할 때 광물 가격과 연동한 판가로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 곳이 대다수다.
리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경우, 높은 가격에 사들인 광물로 만든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야 해 부정적 '래깅 효과'(원료 투입 시차)가 발생한다. 양극재 업계가 리튬 가격에 따라 매 분기 수익성이 크게 출렁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지난 2분기 포스코퓨처엠은 영업이익 27억원으로 전년 대비 94.8% 급감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도 2분기 영업이익 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6% 감소했고, 엘앤에프는 영업손실 842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이들 기업은 리튬 가격 하락으로 제품을 팔더라도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양극재 생산 목표를 줄이고 설비투자규모(CAPEX)를 줄이는 등 허리끈 졸라 매기에 나섰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CAPEX를 당초 목표했던 2조8000억원 대비 7000억원 줄인 2조1000억원으로 책정했으며, 양극재 판매량 예상치도 기존 7만2000톤에서 6만7000톤으로 하향했다. 에코프로비엠도 지난 2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 콜을 통해 중·장기 양극재 생산능력 하향과 속도 조절 검토를 시사한 바 있다.
양극재업계 관계자는 "리튬 가격 변동과 전방시장인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를 고려해 생산량과 공장 가동률을 조정하고 있는 상태"라며 "리튬 가격 반등 시기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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