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서 간토대학살 추도식…"역사 인정 않는 도지사 유감"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간토(關東·관동)대지진 101주년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도식이 1일 열렸다. 추모제 도중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실행위원회 측은 8년 연속 추도문을 보내지 않은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일본 도쿄(東京)도지사를 향해 비판 목소리를 냈다.

NHK에 따르면 추도식은 이날 수도 도쿄 스미다(墨田)구 요코아미초공원(横網町公園)에서 열렸다. 한국 전통 무용가가 진혼무로 억울하게 희생한 조선인 등을 추모했다.

행사는 일본 열도를 횡단하며 많은 비를 뿌린 제10호 태풍 산산 탓에 지난해와 비교해 축소해 진행됐다.

미야가와 야스히코(宮川泰彦) 실행위 회장은 추도문을 보내지 않은 점을 놓고 "전임 도지사는 유언비어를 믿은 사람에 의해 희생된 사람을 추모하는 것은 자연재해로 사망한 사람을 애도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고 별도의 서한을 보내왔다"면서 "고이케 도지사가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고 발언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같은 날 요코아미초공원 부지 안에 자리한 도쿄도위령당에서 진행된 지진 희생자 추모제에는 고이케 도지사가 보낸 서한이 제단에 봉헌됐다. 위령당에는 지진 희생자 유골 5만8000위가 보관돼 있다.

1923년 9월 1일 일본 간토대지진 당시 '재일조선인(또는 중국인)이 폭도로 돌변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약탈을 하며 일본인을 습격하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나돌면서 일본 민간인이 자경단을 조직해 6000여 명에 이르는 재일조선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

조선인을 비롯해 일본인 등을 합하면 사상자는 10만여 명이 나왔다.

일조(日朝)협회, 도쿄도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실행위는 1974년부터 요코아미초공원에서 조선인 희생자를 추도하는 추도식을 매년 9월1일 열고 있다. 그 뒤로 역대 도쿄도지사가 추도문을 보내왔다.

고이케 지사는 취임한 2016년에는 추도문을 보낸 뒤로 이듬해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있다. 그는 도쿄도위령협회 대법요에서 도지사로서 지진 재해에서 희생된 모든 분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는 논리로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있다.

고이케 지사가 올해에도 추도문을 보내지 않자 지난달 27일 일본인, 재일 한국·조선인 대학생 100여 명은 도쿄 신주쿠(新宿)구 소재 도쿄도청 인근에서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에 이어 2번째였다.

시위대는 '조선인 차별 반대' 등 플래카드를 들고 '추도문 송부를 재개하라', '학살을 인정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일본 정부의 조사, 사죄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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