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사회·전의교협 입장문 발표
"응급의료 위기인데 정부는 안일"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추석 연휴 기간을 앞두고 응급실 과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가 "눈 가리기식 응급실 위기관리 대책은 현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정책 개선을 촉구했다.
응급의학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1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응급실 위기라는 현상황을 부정하고, 부적절하고 눈 가리기 식 응급실 위기관리 대책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며 "정부는 현사태를 촉발한 책임자를 문책하고 정책 실패를 인정하라"고 밝혔다.
응급의사회와 전의교협은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강행이 6개월 넘어가며 전국 응급실들이 굉음을 내고 무너지고 있다"며 "사력을 다해 버텨오던 응급의학 전문의와 배후에서 수술과 치료를 담당하던 소위 필수과 전문의들이 한계를 넘어가면서 건강에 이상을 보이며 현장에서 쓰러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의 최종치료 능력 저하로 수용이 불가해 응급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길에서 죽어가고 있고, 3차병원이 해야 할 일을 떠맡은 2차병원들도 이제는 한계를 초과하고 있다"면서 "현장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말하고 있지만 대통령은 현장은 아무 문제가 없으며, 위기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석명절을 앞두고 응급의료 위기가 눈앞에 보이는데도 정부에서는 문만 열고 있으면 정상으로 치부한다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강원도의 한 권역응급의료기관은 인력충원 요구를 묵살하고, 전공들이 사직하고나서 급격히 늘어난 업무량으로 인해 소수의 전문의들이 도저히 정상적인 근무를 수행하기 못하는 상황임에도 24시간 근무하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며 협박과 겁박을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휴기간 응급실을 운영해야 한다며 병의원들에 내려온 공문에도 '연휴기간 자발적 참여'라고 하지만 불응할 경우 현장조사와 고발을 하겠다고 한다"며 "억지로 응급실 문을 열어 둔다고 현 상황에서 환자를 받을 수 있을까. 119 강제수용을 실시해 수술이 불가능한 병원에 환자를 내려놓으면 뺑뺑이는 없어지겠지만 환자는 사망할 것이다. 뺑뺑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는 환자의 안전은 고려의 대상이 아닌 정부의 무책임하고 뻔뻔한 결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의사회는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제대로 작동하는 응급의료체계"라며 "국민들은 더 이상의 비상진료체계나 희생을 원하지 않는다. 현재 응급실 상황은 매우 심각하며,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이 자명하다. 응급실의 파행과 진료공백이 없다고 정부가 아무리 말한다고 해도 많은 국민들이 현실을 체험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태를 야기한 정부는 어리석은 정책의 남발로 국민과 의료진이 더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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