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템플스테이 첫 도입 등 명상 프로그램 개발
국민 정신 건강 위해 개발한 K-선명상
9월 '2024 불교도대법회(국제선명상대회)'서 공개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명상은 자기 자신을 밝은 지혜로 나아가게 하는 길입니다."
지난 20일 '사회 리더를 위한 선명상 아카데미' 시작 전 만난 금강스님과의 대화는 '알기 쉬운 선명상 강의'처럼 들렸다.
"내가 화나면 마음이 점점 어두워질 수밖에 없어요. 내가 고집을 부리고 있어, 이것도 점점 어두워지는 거죠. 욕심을 부리고 있어도 점점 어두워져요. 그런 생각을 아무리 많이 한다고 해서 마음이 밝아지지 않죠."
금강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미래본부 선명상 프로그램 개발 연구위원이다. 지난 6월25일부터 '사회 리더를 위한 선명상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금강스님은 어두운 마음을 밝게 하는 명상법에 대해 가장 쉬운 방법은 호흡을 잘 조절하고 관찰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루에 30분씩 아침에 할 수 있다면 제일 좋죠. 아침에 안 되면 오후라도 틈나는 대로 시간이 있을 때 다른 생각을 하거나 멍하니 있기보다 자세를 바르게 하고 호흡에 집중해 마음을 챙기면 자존감이 향상하니까. 자존감이 향상하면 온갖 어려움은 저절로 사라지죠."
금강스님은 국내에 처음 템플스테이를 도입한 장본인이다. 해남 미황사 주지였던 지난 2002년부터 템플스테이를, 2005년부터 참선집중수행을 진행하며 대중을 위한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왔다.
템플스테이는 금강스님이 1997년 백양사에서 모셨던 조계종 제5대 종정 서옹스님(1912-2003)과 함께했던 '참사람 운동'의 연장선상이다.
1996년 서옹스님이 백양사 초대 방장 시절 주창한 '참사람 운동'은 임제스님의 '무위진인(無位眞人)'에서 비롯된 '참사람'을 찾아 현대 인류에게 행복한 삶을 제시하는 수행운동이다.
'참사람 운동' 중 템플스테이는 서옹스님이 금강스님에게 내준 과제였다.
"스님은 마음에서 밖으로 향하는 욕망, 분별, 고집을 멈추고 모든 사람이 자기 안에 평화로움과 행복한 성품을 쓸 수 있으면 서로 화합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겠냐며 저한테 숙제를 내줬죠. '앞으로 참사람 운동을 해라'."
"그때부터 세상 사람들을 위해 자기 마음의 주인이 되는 선명상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는 금강스님은 처음엔 백양사에서 40회, 이후 해남 미황사 주지였을 때 120번 넘게 선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현재도 제주도 원명선원과 안성 참선마을에서 계속하고 있다.
금강스님이 시작한 지 20여년이 지난 템플스테이는 ‘힙(hip)’해졌다. "지금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템플스테이에 다 있다니까요. 템플스테이가 20년 넘게 지속하니까 제 의미를 갖게 되고 저변 확대가 된 거죠. 지금 시점에 이제야 꽃 피우게 된 거지.'
임산부를 위한 템플스테이, 가족을 위한 템플스테이 등 대상자가 다양해지면서 템플스테이는 맞춤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시대 변화에 맞춰서 새로운 세대에 출가한 젊은 스님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선명상을 전하니까요."
금강스님의 선명상 강의 대상도 넓어지고 있다. 금강스님이 "불교가 사회에 어떤 도움을 줄지 고민을 많이 하는 분"인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도와 대중을 위한 선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강스님은 오는 24~25일 '사회 리더를 위한 선명상 아카데미'의 대미를 장식할 한국문화연수원 템플스테이에서 혜민스님, 혜주스님과 함께 선명상 수행지도를 맡았다.
금강스님이 템플스테이, 강연, 방송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온 선명상은 이제 대중화를 넘어 세계화를 준비하고 있다.
조계종은 오는 9월28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리는 '2024 불교도대법회(국제선명상대회)'에서 국민의 정신 건강을 위해 개발한 K-선명상 프로그램을 공개한다.
"BTS부터 한국 영화와 드라마까지 이를 계기로 전 세계가 한국 역사와 문화에도 관심을 두고 한류를 더 깊게 즐기게 됐잖아요. 한국 정신문화인 한국불교 명상에도 전 세계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을까요. 정신문화까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깊은 영향력을 미쳐야 진정한 한류가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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