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부지원 공판기일
30대 가해자 구치소에서
'칠성파' 조직원으로 알려져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인 이모(30대)씨와 함께 수감했던 재소자들이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이씨가 피해자에 대한 보복협박과 조롱을 일삼았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또 동료 재소자들 사이에서 부산 유명 폭력조직인 '칠성파' 출신 조폭으로 알려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진재)는 19일 오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보복협박등) 위반 및 모욕, 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씨는 출소 이후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를 찾아가 보복하겠다고 협박하고, 전 여자친구에게 협박 편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또 같은 방 재소자에게 접견품 구매를 반입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공판 증인으론 이씨와 같은 구치소 수감실에 있었던 B씨와 이씨로부터 접견품 반입 강요를 받았던 C씨가 출석했다.
이씨는 수갑을 찬 채로 법정에 출석했고, 증인심문이 진행될 때는 별도에 마련된 방에서 헤드셋으로 내용을 방청했다.
구치소에서 이씨는 부산의 유명 조직폭력단체인 '칠성파'의 조직원으로 알려졌었다.
B씨는 "이씨가 칠성파 조직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다른 재소자들이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고, C씨도 "칠성파 생활을 했다고 전해 들었다. 또 '부산 돌려차기 사건'이라는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건에 연루돼 있어서 이씨 눈치를 봤었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두 재소자 모두 이씨가 구치소에서 저녁에 자신의 사건이 보도될 때 피해자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고 입을 모았다.
B씨는 "뉴스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나올 때 '나가면 때려죽여 버리겠다'거나 '아예 죽어버렸으면 징역을 더 싸게 받았을 텐데'라는 등의 말을 자주 했었다"며 "다른 방 재소자들과도 '통방'을 통해 피해자를 보복한다거나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었다"고 말했다.
통방이란 각 수용자가 수감된 호실에서 서로 목소리를 높여 다른 호실에 수감된 수용자들과 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B씨는 또 이씨가 민사재판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의 이름과 나이 등 개인정보를 재소자들에게 말하고 다녔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C씨도 "이씨가 1심에서 징역 12년을 받은 뒤 형량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여섯 대 때렸는데, 한 대당 징역 2년이다'라거나 '피해자를 잘못만난 것 같다. 피해자가 남자였다면 이렇게까지 형량을 많이 받진 않았을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C씨는 "이씨가 돌려차기 사건에 대해 반성보다는 형량에 대한 불만을 더 많이 토로했다"면서 "이씨가 파이와 소시지류 관련 접견품을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불편했지만 같은 방 재소자들끼리 다 같이 먹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게 좋은 것으로 생각했다. 사건을 크게 키울 마음은 없다. (이씨의 강요 혐의에 대해) 처벌을 원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정에서 이씨의 재판을 지켜본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인 김진주(가명) 작가는 "이씨의 민낯을 보여주는 재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반성 인정과 같이 수치화할 수 없는 양형 기준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씨에 대한 다음 재판 기일을 오는 11월7일로 지정했다.
한편 이씨는 2022년 5월22일 오전 5시께 부산진구의 한 길거리에서 일면식도 없던 20대 여성을 성폭행하기 위해 뒤쫓아가 무차별 폭행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을 확정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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