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중환자 치료 역량 줄어 피해 커질 듯
"응급실 교수 줄사직…수용환자 절반 줄어"
"배후과 진료 가능해도 못 받는 상황 빈번"
"신규의사·전문의 배출없이 의료진 못버텨"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 공백 사태 장기화 속에서 코로나19까지 급속히 재확산하면서 응급·중환자 치료 역량이 더 떨어져 환자 피해가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질병관리청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시작된 전공의 공백이 6개월간 이어지면서 의료 현장에선 응급실 환자 수용과 중환자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입원 또는 응급실 내원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7월 3주차에 226명에서 4주 만에 1357명으로 6배 증가했다. 응급실을 찾은 코로나19 환자 수는 6월 2240명에서 7월 1만1627명으로 5.2배 가량 늘었다.
의료 현장에서는 의대 증원 사태로 인한 인력 부족이 6개월간 이어지면서 환자 수용 역량 급감으로 응급실에서 환자를 수용할 수 없어 '응급실 뺑뺑이'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응급실은 24시간 운영되고 초진부터 전원 환자 처치, 다른 진료과 인계, 이송 상담, 심폐소생술(CPR) 같은 응급조치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적정한 인원이 교대 근무해야 한다. 또 '의료 최전선'으로 응급의학과의 1차적인 검사나 응급 처치에 이어 배후 진료과의 수술·입원 등 최종 치료가 불가능하면 환자를 수용할 수 없다.
사직을 앞둔 서울의 한 주요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A 교수는 "사태 장기화로 배후 진료과의 역량이 대폭 감소되긴 했지만, 응급의학과 교수(전문의)들의 조용한 사직·휴직 행렬로 업무가 가중된 남은 교수들이 배후 진료과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환자조차도 수용하지 못하는 진짜 뺑뺑이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응급실 근무 의사가 줄면서 수용 가능한 환자 수도 절반 정도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하지 못하는 나머지 환자들은 대학병원이 아닌 일반 종합병원의 응급실로 분산돼 수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의 경우 중증으로 발전할 우려가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입원 치료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이미 암 환자 등 중증·희귀질환 환자들도 입원이 어려워 외래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B 응급의학과 교수는 "최근 고열 환자와 코로나19 양성 환자가 부쩍 늘었다"면서 "고령 환자 중 상태가 축 쳐지거나 산소 공급이 필요한 경우 입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수도권 광역상황실’을 통해 수도권으로의 전원을 요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부산·경남 지역의 전원 요청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B 교수는 "부산·경남 지역은 이전에도 전원 요청이 많았는데 이번 사태로 전원 요청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18일 질병관리청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시작된 전공의 공백이 6개월간 이어지면서 의료 현장에선 응급실 환자 수용과 중환자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입원 또는 응급실 내원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7월 3주차에 226명에서 4주 만에 1357명으로 6배 증가했다. 응급실을 찾은 코로나19 환자 수는 6월 2240명에서 7월 1만1627명으로 5.2배 가량 늘었다.
의료 현장에서는 의대 증원 사태로 인한 인력 부족이 6개월간 이어지면서 환자 수용 역량 급감으로 응급실에서 환자를 수용할 수 없어 '응급실 뺑뺑이'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응급실은 24시간 운영되고 초진부터 전원 환자 처치, 다른 진료과 인계, 이송 상담, 심폐소생술(CPR) 같은 응급조치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적정한 인원이 교대 근무해야 한다. 또 '의료 최전선'으로 응급의학과의 1차적인 검사나 응급 처치에 이어 배후 진료과의 수술·입원 등 최종 치료가 불가능하면 환자를 수용할 수 없다.
사직을 앞둔 서울의 한 주요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A 교수는 "사태 장기화로 배후 진료과의 역량이 대폭 감소되긴 했지만, 응급의학과 교수(전문의)들의 조용한 사직·휴직 행렬로 업무가 가중된 남은 교수들이 배후 진료과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환자조차도 수용하지 못하는 진짜 뺑뺑이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응급실 근무 의사가 줄면서 수용 가능한 환자 수도 절반 정도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하지 못하는 나머지 환자들은 대학병원이 아닌 일반 종합병원의 응급실로 분산돼 수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의 경우 중증으로 발전할 우려가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입원 치료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이미 암 환자 등 중증·희귀질환 환자들도 입원이 어려워 외래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B 응급의학과 교수는 "최근 고열 환자와 코로나19 양성 환자가 부쩍 늘었다"면서 "고령 환자 중 상태가 축 쳐지거나 산소 공급이 필요한 경우 입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수도권 광역상황실’을 통해 수도권으로의 전원을 요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부산·경남 지역의 전원 요청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B 교수는 "부산·경남 지역은 이전에도 전원 요청이 많았는데 이번 사태로 전원 요청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응급실 환자 수용 역량이 급감한 요인으로는 번아웃(탈진)으로 현장을 떠나는 응급의학과 교수들이 늘고 있는 것도 주요인이다. 응급실을 지키고 있는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 교수들의 대부분은 40대 중반부터 50대 중반인 데다 사태 장기화로 1인당 업무량이 급격히 늘면서 연쇄 사직이 일어나고 있다.
의대가 아닌 병원에만 소속돼 있어 정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전임의, 임상강사, 임상교수, 객원교수 등의 사직 또는 휴직까지 고려하면 이탈한 전문의 수는 더 많다. 결국 피해는 중증 환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A 교수는 "응급실에 중환자가 넘치는 상황에서 환자를 더 수용했다간 당직을 서는 같은 과 교수가 지쳐 쓰러질 지경이 되다 보니 배후과 진료가 가능해 수용할 수 있는 환자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요즘 더 자주 벌어지고 있다"면서 "교수들의 사직 행렬로 그 빈도는 더 늘어나게 될 수밖에 없고 중증 환자들이 위험해 처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사태 이후 대학병원의 경우 응급실 입구에서 시행하는 중증도분류(KTAS)를 통해 증상과 중증도 분류, 환자의 바이탈 사인과 연령, 기저질환 등을 확인한 후 입구에서 집으로 돌려보내거나 일반 종합병원 응급실로 안내했던 경우가 수용한 건수의 거의 절반에 달했다"면서 "이로 인해 일반 종합병원 응급실은 북새통을 이루게 됐다"고 했다.
응급실은 곳곳에서 파행 운영되고 있다. 최근 순천향대천안병원, 단국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외에도 특정 요일이나 시간대 정상적인 응급실 기능이 중단된 채 운영되는 대학병원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대 교수 등의 연쇄 사직 또는 휴직으로 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환자를 진료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A 교수는 "예를 들면 '밤 12시 이후 응급실 운영 중단, 단 CPR 환자는 수용', '내일 아침까지 심정지환자, 심폐소생술(CPR), 흉통, 호흡곤란 환자 수용 불가' 등 다양하다"면서 "여러 진료 과목을 고루 갖춘 준종합병원들이 받쳐주고 있어 드러나지 않을 뿐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A 교수가 건강 악화로 이달 사직하면 해당 대학병원도 응급의학과 교수가 9명에서 5명으로 줄어 정상적인 응급실 운영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A 교수는 "올해 추석연휴 진짜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면서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학교와 수련병원을 떠나 있어 내년에는 신규 의사(인턴)와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아 향후 최소 2~3년은 이대로 버텨야 되는데 과연 남은 인력이 버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의사 양성 시스템은 전공의 과정인 인턴(1년)·레지던트(3~4년)를 거쳐 전문의 자격을 따는 하나의 고리로 연결돼 있어 인턴 부족이 향후 레지던트, 전문의 부족으로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의대가 아닌 병원에만 소속돼 있어 정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전임의, 임상강사, 임상교수, 객원교수 등의 사직 또는 휴직까지 고려하면 이탈한 전문의 수는 더 많다. 결국 피해는 중증 환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A 교수는 "응급실에 중환자가 넘치는 상황에서 환자를 더 수용했다간 당직을 서는 같은 과 교수가 지쳐 쓰러질 지경이 되다 보니 배후과 진료가 가능해 수용할 수 있는 환자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요즘 더 자주 벌어지고 있다"면서 "교수들의 사직 행렬로 그 빈도는 더 늘어나게 될 수밖에 없고 중증 환자들이 위험해 처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사태 이후 대학병원의 경우 응급실 입구에서 시행하는 중증도분류(KTAS)를 통해 증상과 중증도 분류, 환자의 바이탈 사인과 연령, 기저질환 등을 확인한 후 입구에서 집으로 돌려보내거나 일반 종합병원 응급실로 안내했던 경우가 수용한 건수의 거의 절반에 달했다"면서 "이로 인해 일반 종합병원 응급실은 북새통을 이루게 됐다"고 했다.
응급실은 곳곳에서 파행 운영되고 있다. 최근 순천향대천안병원, 단국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외에도 특정 요일이나 시간대 정상적인 응급실 기능이 중단된 채 운영되는 대학병원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대 교수 등의 연쇄 사직 또는 휴직으로 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환자를 진료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A 교수는 "예를 들면 '밤 12시 이후 응급실 운영 중단, 단 CPR 환자는 수용', '내일 아침까지 심정지환자, 심폐소생술(CPR), 흉통, 호흡곤란 환자 수용 불가' 등 다양하다"면서 "여러 진료 과목을 고루 갖춘 준종합병원들이 받쳐주고 있어 드러나지 않을 뿐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A 교수가 건강 악화로 이달 사직하면 해당 대학병원도 응급의학과 교수가 9명에서 5명으로 줄어 정상적인 응급실 운영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A 교수는 "올해 추석연휴 진짜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면서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학교와 수련병원을 떠나 있어 내년에는 신규 의사(인턴)와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아 향후 최소 2~3년은 이대로 버텨야 되는데 과연 남은 인력이 버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의사 양성 시스템은 전공의 과정인 인턴(1년)·레지던트(3~4년)를 거쳐 전문의 자격을 따는 하나의 고리로 연결돼 있어 인턴 부족이 향후 레지던트, 전문의 부족으로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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