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많이 받는 인플루언서 되려면?…'정치 얘기 하지마'

기사등록 2024/08/14 14:27:47

최종수정 2024/08/14 15:54:52

대형 선거 앞두고 정치색 드러내는 인플루언서 늘어

정치적 인플루언서, 여전히 광고주에게는 기피 대상

인플루언서 과거 발언, 위험 분석해주는 AI툴도 등장

유튜버 넬크 보이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출처 : 넬크 보이즈 인스타그램 계정) *재판매 및 DB 금지
유튜버 넬크 보이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출처 : 넬크 보이즈 인스타그램 계정)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인플루언서(influencer)는 말 그대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과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활동하며 자신과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는 팬들을 적게는 수천명에서 많게는 수백만명씩 확보하고 있는 유명인을 말한다.

이들이 팬들의 구매 의사결정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요즘 대부분의 기업과 브랜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사활을 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규모는 2023년부터 4년간 2배 가량 성장해 2027년에는 4800억 달러(약 65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거나 사람들의 일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음식, 헬스, 스포츠, 패션, 뷰티, 애완동물 등의 소재를 소개한다.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금기 영역에 속한다. 공개적으로 정치적 성향을 노출할 경우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은 강력한 '안티'이자 악플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과감하게 이런 금기를 깨는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결속력과 충성도가 높은 팬층을 구축하기 위해 '신념'을 활용하는 케이스다. 사람들은 자신이 듣고 싶은 얘기를 해 주는 이에게 더 쉽게 마음과 지갑을 연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올해 세계 각국에서 큰 선거가 잇따라 치러지면서 소셜미디어 스타들의 정치적 발언도 점점 늘어나는 분위기다. 이들의 수익 모델이 후원금, 굿즈 판매, 온라인 쇼핑몰 운영 등으로 다양화되되고 있는 요즘 온라인 환경과 무관치 않은 변화다.
  
하지만 광고를 많이 받는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면 여전히 정치 얘기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발언은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만 키우는게 아니다. 기업과 브랜드들도 하나둘씩 당신을 광고 모델 리스트에서 지워나갈지 모른다.

자신들의 광고에 정치적인 인플루언서가 등장하지 않게 하는 것은 이제 기업들에게 중요한 '리스크 관리' 활동 중 하나가 됐다. 마케팅 담당자를 위해 이런 위험을 사전에 알려주는 인공지능(AI) 도구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브랜드들은 제품을 광고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만,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플루언서는 피하고 싶어 한다"며 "이 둘이 섞이지 않게 하는 것은 성장하는 인플루언서 업계에서 어려운 일이 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대선이 다가오면서 일부 마케팅 에이전시들은 인플루언서들의 '브랜드 안전(brand safety)을 등급화하는 새로운 도구를 광고주들에게 제시하기 시작했다"며 "이런 도구들 중 일부는 특정 인플루언서가 미래에 정치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과 인플루언서를 연결시켜주는 마케팅 업체 캡티브8(Captiv8)은 최근 소셜미디어 스타들이 등장한 온라인 기사 내용을 분석해 이들이 민감한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을 분석해주는 AI 도구를 도입했다.

죽음과 전쟁, 혐오와 관련된 내용 등이 민감한 이슈의 영역에 포함된다. 이 도구는 인플루언서들의 안전성을 등급으로 분류하는데 A 등급은 매우 안전하다는 뜻이고, C는 주의 신호에 해당한다.

파리 올림픽 여자체조 금메달리스트 시몬 바일스는 A등급에 해당한다. 하지만 최근 자신들의 팟캐스트 방송에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을 초대한 크리에이터 그룹 넬크 보이즈는 C등급을 받았다.

수 년 전 인플루언서의 발언과 행동들을 찾아내 위험 요인에 반영하는 도구도 있다.

인플루언서 에이전시인 바이럴 네이션(Viral Nation)은 크리에이터의 '위험 요소'를 마케터들에게 알려주는 도구를 제공한다. 이 도구는 최근 수년간의 크리에이터가 만든 영상을 분석한다. 음성이나 자막에 등장하는 내용을 분석할 뿐 아니라, 화면 속 인물이 무기를 들고 있거나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까지도 찾아낸다.

전해질 파우더를 판매하는 업체 '드립드랍'은 최근 펠로톤 강사 커스틴 퍼거슨과 협업하며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이 업체 역시 광고 모델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크게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드립드랍의 알렉산드라 닥스 마케팅 디렉터는 "우리는 (정치적) 스펙트럼의 양 끝에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 않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그것은 많은 사람들을 소외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루언서에 대한)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거나 너무 오래 전에 일어난 일들"이라며 "이런 도구들은 우리에게 매우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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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많이 받는 인플루언서 되려면?…'정치 얘기 하지마'

기사등록 2024/08/14 14:27:47 최초수정 2024/08/14 15: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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