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더위에 역대급 긴 열대야 가능성
8월 초 이미 역대 5위…1994·2018 넘을까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밤까지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에 잠 못 드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8월 초지만 올해 여름 열대야 일수는 벌써 12일이 돼 역대 5위를 기록했다.
광복절 전까지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열대야 일수가 사상 가장 더웠던 해로 꼽히는 1994년이나 2018년을 넘어설 가능성도 나온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간밤까지 열대야 일수는 12.0일로 집계됐다.
열대야는 밤사이(오후 6시1분~다음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뜻한다. 밤에도 기온이 25도를 웃돌면 너무 더워 사람이 잠들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남서풍을 강하게 밀어 넣으며 습한 공기를 계속 주입해 낮 동안 오른 기온이 밤에도 떨어지지 않으며 열대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197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열대야 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1994년으로 16.8일이고, 2018년이 16.6일로 그 뒤를 이었다. 1994년과 2018년은 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해다.
그 뒤를 2013년의 14.0일, 2022년의 13.2일이 이었다. 올해 열대야 일수는 이날 기준 12일을 기록하며 역대 5위에 자리했다.
올여름 열대야는 지난달 중하순 장맛비가 잦아들며 조금 이르게 시작됐다. 때 이른 더위로 7월 열대야 일수가 9.0일을 기록하며 역대 1위에 올랐다.
그 때문에 이제 막 8월에 접어들었지만 열대야 일수는 가장 더웠던 해로 꼽히는 1994년이나 2018년과 5일도 채 나지 않는 것이다.
간밤까지 서울은 지난달 21일 이후 15일째, 강릉은 지난달 19일 이후 17일째, 제주는 지난달 15일 이후 21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폭염이 당분간 이어질 예정인 만큼, 열대야도 한동안 계속되겠다.
전날 경기 여주시 점동면의 낮 최고기온은 40.0도를 기록했다. 이날 낮 최고기온도 30~35도를 오르내리고, 최고체감온도는 38도까지 오르겠다.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겠으나, 소나기가 그친 뒤에는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다시 기온이 올라 무덥겠다.
기상청은 이날 발표한 중기예보(8월8일~15일)에서도 "최고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올라 무더운 날이 많겠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다"며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밝혔다.
이날까지 1994년, 2018년과의 열대야 일수 차이가 4.8일, 4.6일밖에 나지 않는 만큼 두 해의 기록을 뛰어넘거나 엇비슷한 기록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전국 183곳 중 182곳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도 1500명을 넘어섰다.
이날 행안부 중앙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5월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는 1546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536명)보다 10명 많은 수준이다. 이 중 사망자는 11명으로, 지난 3일에만 3명이 사망했다.
폭염 피해가 커지자 행안부는 17개 시도에 현장상황관리관을 급파해 폭염 대처상황을 긴급 점검하기로 했으며, 이는 2018년 폭염이 자연재난에 포함된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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