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18주 연속 상승…2018년 9월 이후 최대
"급할 게 없다"…집주인, 집값 추가 상승 기대 매물 회수
충분한 주택 공급 신호·비아파트 활성화 위한 대책 필요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데 집주인들이 뭐가 급하겠어요?"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대장주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기존에 나온 매물이 쏙 들어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집값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면서 매물이 거의 없는 상태"라며 "매수 문의는 많은데, 매물이 거의 없어 거래가 잘 안 된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부동산 매물 잠김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18주 연속 상승하고, 주택 매수심리도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집주인들은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실수요자 사이에서 '패닉 바잉(공황구매)' 조짐이 나타나고,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경신 사례가 이어지면서 매물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값이 18주 연속 상승하고, 상승 폭은 2018년 9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달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0% 상승했다. 이는 2018년 9월 0.45%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지역별로 보면 송파구가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송파구(0.56%)는 잠실·가락동 대단지 위주로, 서초구(0.46%)는 잠원·반포동 재건축·선호단지 위주로, 강남구(0.42%)는 압구정·개포·역삼동 위주로, 강동구(0.37%)는 고덕·암사동 위주로 상승했다.
마포·용산·성동구를 포함한 강북 지역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성동구(0.52%)는 금호·하왕십리동 역세권 위주로, 마포구(0.40%)는 염리·대흥동 신축 위주로, 용산구(0.39%)는 이태원·이촌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서대문구(0.37%)는 북아현·남가좌동 위주로, 광진구(0.36%)는 광장·구의동 위주로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은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시세 상승이 지속되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가운데 매도희망자 다수가 시장 추이 관망을 위해 매도를 보류하며 전반적인 매물량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주택 매수심리도 6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15일에 발표한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114.6으로 전월(109.3) 대비 5.3p(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33.0으로 전월(121.5)보다 3.5p 상승했다. 지난 1월 상승 전환한 이후 6개월 연속 상승세다.
부동산 소비자심리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와 일반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소비자의 행태 변화 및 인지 수준을 0~200의 숫자로 수치화한 것이다. 수치가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 95~115 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구분한다.
실제 매물은 감소했다. 아실에 따르면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8205건으로, 전달(8만2275건) 대비 5% 감소했다.
부동산시장에선 치솟는 전셋값과 공급 부족 우려,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맞물리면서 집값 상승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에서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주택 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겹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시장에 충분한 주택 공급 신호를 보내야 하고, 현재의 아파트 쏠림 현상을 완화할 비아파트 부분에 대한 추가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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