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역성장'…한은, 금리 인하 힘받나

기사등록 2024/07/27 09:00:00

최종수정 2024/07/27 09:06:52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7.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7.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우리나라가 1년 6개월 만에 분기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에도 내수 부진이 확인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주장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의 새로운 장애물로 떠오른 수도권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급증세에 한국은행이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기 보다는 9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인하 소수의견 등장에 그칠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27일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1분기 실질GDP(국내총생산)는 전기대비 0.2% 감소했다. 2022년 4분기(-0.5%) 이후 최저치로 시장 전망치(-0.1~0.1%)를 하회한다. 전년 보다는 2.3% 증가했다.

분기별 GDP는 2022년 4분기 마이너스 기록 후 2023년 1분기 0.4%로 플러스 반등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0.5%)까지 성장을 이어가다가 올해 1분기에는 1.3%로 깜짝 성장을 거뒀다.

수출 개선에도 수입 증가와 내수 부진이 두드러진 결과다. 순수출 기여도는 0.8%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5%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건설투자 기여도는 0.5%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마이너스로 바뀌었고, 설비투자는 -0.2%포인트로 전분기와 같았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0.1%포인트에서 0.0%포인트로 낮아졌다.

상반기 전체로는 2.8%를 기록해 한은의 5월 전망치(2.9%)를 하회했다. 5월 전망과 비교할 때 상반기 민간소비는 1% 상승해 전망치(1.4%)를 밑돌았고, 설비투자도 -2.3%로 전망치(1.2%)보다 낮았다.

2분기 내수 부진이 확인되면서 금리 압박은 커질 전망이다. 한은의 최우선 과제인 물가 안정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개월째 2%대에 머물며 둔화되고 있다.

지난달 성태윤 대통령실 실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 "금리 인하가 가능한 환경으로 바뀌며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갈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여당에서는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송언석·윤상현 국민의 힘 의원이 내수 부진을 이유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은이 미국에 앞서 8월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2분기 역성장은 1분기 깜짝 성장(1.3%)의 기저효과라는 점에서 하반기 반등 여지를 남겼다.

한은 역시 내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3~4분기 완만하게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승철 한은 경계통계국장은 "하반기에는 내수를 제약하던 고물가, 고금리가 완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5월 내놓은 연간 성장률 2.5% 달성도 자신했다.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연간 성장률로 2.5%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정부는 2.6%로 제시한 상태다.

최근 치솟는 수도권 집값도 금리 인하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서울 아파트값은 18주 오르고 있고,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6월 5조원 넘게 늘며 2021년7월(6조원)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정부의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연기에 한은의 금리 인하가 더해지면 이는 그대로 집값과 가계부채를 밀어 올릴 수 있다. 소비자들의 7월 집값 전망은 32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최근 폭우와 태풍에 물가 반등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금리 인하를 머뭇거리게 한다. 최근 농산물 물가 상승과 가스비 요금 인상 등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월 물가 반등을 예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달 미국보다 선제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기보다는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금통위에서는 한국판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해 3개월 후 인하 전망이 4회 연속 나온 상황으로 7월 회의에서는 종전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2분기 GDP가 예상보다 낮다는 점에서 5월 금통위에서 내수와 수출 불균형을 지적한 금통위원이 기존 논리를 유지할 경우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낼 것"이라고 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주장 소수의견이 개진될 가능성은 존재한다"면서도 "다만, 여전히 만장일치 동결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다만 2분기 GDP 역성장에도 금리인하 기대감과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촉발된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가격 과열 현상에 금리 인하 주장이 어려워졌다는 시각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와 투자 모멘텀이 기대보다 못해 조기 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졌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급등이 한은의 조기 금리인하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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