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자발적으로 순번 정리
"큐텐 본사 앞에 집회 신고 해야"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이은세 인턴기자 = '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몬이 환불 접수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새벽부터 피해자들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티몬의 안내 없이 피해자들간 대기번호를 정하는 등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특히 환불신청을 접수했으나 일부만 환불 받으면서 피해자들의 불만이 크게 나타났다. 또 모회사인 큐텐에 대한 집회를 신청하자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도 나왔다.
26일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티몬 신사옥에는 환불을 받기 위해 온 피해자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건물 외부에만 약 500명이 넘는 인원이 대기하고 있었으며, 내부와 외부 계단 등에 줄지어 앉아있었다. 건물 뒤편 주차장에는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기다리는 피해자들도 다수 존재했다.
수백명에 달하는 피해자에 경찰 인력도 대거 배치됐다. 외부에만 약 20명이 배치됐으며 주기적으로 교대해 교통을 통제했다.
건물 외부에 있는 대기번호 명단을 작성하고 자신의 순번이 되면 지하 1층으로 내려가 환불 신청을 하는 구조다. 서류에는 접수번호, 연락처, 주문번호, 상품명, 환불요청수량, 환불요청금액, 환불계좌 등을 기입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께 대기번호는 1840번대를 넘어섰다. 하지만 지하1층으로 내려가 환불서류를 제출한 사람은 400명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기 중이던 30대 여성 A씨는 "20분 전에 400번대가 들어갔다는데, 이후 대기명단을 직원들이 가져가질 않는다"며 초조해했다.
길어지는 환불 절차에 대책을 강구하는 피해자들도 있었다. 집회 신고를 통해 회사에 환불를 계속 이어가자는 것이다. 오전 9시10분께 한 피해자는 "티몬 앞 도로에 집회 신고를 했는데, 큐텐 본사에도 집회를 신청해야 한다"며 집회 주최자로 나설 사람을 찾기도 했다.
일부 피해자만 환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불신청 접수를 끝낸 40대 남성 B씨는 "어제 점심부터 대기해 환불 신청 접수를 끝냈다"면서 "환불은 아직 못 받았다. 일부만 받으신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후 뒤늦게 티몬이 QR코드를 통한 환불 접수를 하기 시작하면서 티몬 앞에서 대기하던 피해자들의 혼란이 커졌다. 이날 오전 9시40분께 티몬 직원은 "1807번 이후로는 큐알로 접수 받겠다"고 공지했다.
티몬은 대기번호를 수기하던 장소 앞에 A4용지에 '티몬 수기 환불 접수 QR'을 출력해 바닥에 뒀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QR로 들어가도 대기번호가 나오지 않는다며 혼란해 하는 모습이었다.
40대 여성 C씨는 "누구는 종이로 쓰고 됐으니까 가라고 하고, 누구는 QR로 하라고 하고, 종이 적은 사람들 다시 와서 기다리라고 그런다"면서 "직원들의 말이 계속 바뀌고 있는데, 피해자인 우리가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거냐"고 분노했다.
다른 40대 여성 D씨는 "말이 계속 바뀐다. 환불도 400번대에서 멈춰있다"며 "근데 돈 받았다는 사람들은 100번대 이하라더라, 그 이후 사람들은 돈 못 받았다고 그랬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까지 받은 사람이 100명도 안 된다는 거 아니냐"며 "나도 그렇고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돈을 못 받을까 봐 불안해서 남아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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