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공연장에 후드티 차림으로 방문한 여행 유튜버
영상 업로드 후 '비매너 vs 괜찮다'로 네티즌 의견 갈려
한국서 유독 공연 비매너 행위에 대한 갑론을박 많아
'관크', '시체관극' 등 관객 매너에 관한 신조어 생기기도
[서울=뉴시스] 박민선 리포터 = 한 여행 유튜버가 오페라 관람에서 캐주얼한 복잡을 입은게 에티켓에 어긋나는 행동인지를 두고 온라인 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유튜브 채널 '호정이는 여행중'을 운영하는 유튜버 이호정 씨는 지난 3월 오페라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빈 국립 오페라극장을 방문한 영상을 올렸다.
이때 오페라 극장에 있던 관객들은 대부분 정장, 드레스, 턱시도와 같이 격식을 갖춘 옷을 입고 있었다.
그 다음 장면에는 '요즘은 캐주얼하게 입고 오면 된다 했는데 대부분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으심'이라는 자막과 함께 후드티와 청바지를 입고 있는 이 씨의 모습이 나왔다.
그런데 이씨가 이 영상을 짧게 편집해 올린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네티즌들간의 설전이 벌어졌다. 한 네티즌이 "저런 옷차림은 비매너다"는 댓글을 달면서다.
이씨의 옷차림을 지적하는 이들은 "오페라를 관람할 때는 최소한의 격식은 갖춰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일부 댓글 중에는 "나라 망신"이라는 악플이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곧 반론도 이어졌다. "요즘엔 오페라에서 후드를 입어도 문제는 없다", "나도 저번에 오페라를 보러 갔는데 편한 복장인 사람들이 많았다" 등으로 반박하는 댓글도 다수 작성됐다.
이러한 논쟁이 네티즌들에게 주목받아 이 씨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있는 해당 영상은 7월 24일 기준 약 235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창에서 갑론을박이 일자 이 씨는 논쟁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오페라극장 직원에게 의상 규정을 묻는 영상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게재했다.
영상에서 이 씨가 극장 직원에게 "오페라에 드레스코드가 있나요?"라고 묻자 직원은 "아니요"라고 답했다.
이어서 이 씨가 "후드티랑 청바지를 입어도 되나요?"라고 다시 묻자 "상관 없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후 다른 직원에게 물었을 때도 "짧은 반바지만 아니면 괜찮습니다"라는 답을 받았다.
인스타그램에 해당 영상이 올라오자 "직원이 괜찮다고 했는데 악플러들이 더 난리다", "영상을 보면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인 사람들도 많았다", "문화생활 좀 한다고 우월감에 젖어 있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등 이씨를 감싸는 댓글이 이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공연에서 허용하는 캐주얼이 저 정도를 말하는 것은 아닐 것", "우리나라 공연에서도 청바지에 후디 차림은 보기 힘들다", "유럽 여행 갈 때 원피스나 셔츠 정도는 꼭 챙겨길 바란다" 등 여전히 이씨의 옷차림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
해당 영상은 7월 24일 기준으로 약 407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앞서 올렸던 영상보다 더 화제를 모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오페라, 연극, 뮤지컬 등의 공연을 관람할 때 관객이 지켜야할 에티켓을 두고 온라인 상에서 의견 충돌이 벌어지는 일을 자주 볼수있다.
물론 공연에서 전화 통화를 하거나 플래시로 촬영하는 등 관람을 심하게 방해하는 행위는 통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공연을 관람할 때 지켜야 할 규율을 지나치게 세세하게 제시하고 다른 관객을 통제하려는 듯한 움직임까지 생겨나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시체관극'을 둘러싼 논란이다. 시체관극은 시체처럼 아무런 움직임과 소리를 내지 않고 공연을 보는 것을 말한다. 일부 뮤지컬 마니아들이 공연 중 다른 관객의 박수나 환호성 뿐만 아니라 작은 움직임, 헛기침 소리, 두꺼운 외투를 입고 오는 행위 등까지 지적하고 나서면서 나온 신조어다.
관객의 비매너 행위를 가리키는 신조어인 '관크(관객+크리티컬)'라는 단어도 생겼다.
일부 네티즌은 이런 '관크'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을 넘어서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다른 관객을 사진으로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저격하기도 한다. 공연장에서 다른 사람의 행동을 직접 통제하는 관객도 있다.
이런게 공연장에서 지켜야 하는 엄격한 규율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엇갈린다.
오페라나 뮤지컬 같은 공연은 티켓 가격이 높은 만큼 타인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된다는 찬성 입장이 있는 반면, 움직임을 아예 허용하지 않거나 극장 측에서 제지하지 않는 옷차림까지 통제하는 것은 과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최근에는 공연계 종사자들도 이런 논란에 대해 의견을 내는 모습이다. 엄격한 통제 행위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해 오히려 공연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한 네티즌은 이씨의 영상 댓글창에 자신을 공연 종사자라고 소개한 뒤 "편하게 입고 오고, 박수도 크게 치고, 소리도 질러달라"는 댓글을 달았다.
◎튜브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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