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고노 환율 발언에 한때 엔화 강세
고노 해명에 다시 엔저…달러당 155→157엔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19일 오후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대비 엔화 약세가 가속화됐다. 오후 2시가 지나자 한 때 달러 당 157.24엔까지 떨어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전날 오후 5시 거래된 가격과 비교했을 때 1.50엔 엔화 약세, 달러 강세가 진행된 것이다.
특히 18일 한 때 155엔대 중반까지 엔화 강세가 진행됐던 것과 비교하면, 엔화 약세 가속화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18일 엔화 강세 배경에는 11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엔화 약세에 대해 비판한 점, 9월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잠룡으로 꼽히는 고노 다로(河野太郎) 디지털상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것 등이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큰 통화 문제를 안고 있다며 엔화 약세, 위안화 약세 등을 저격했다.
고노 디지털상도 17일자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일본은행은 정책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 "엔은 너무 (값이) 싸다. 가치를 (높이) 되돌릴 필요가 있다"는 등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촉구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고노 디지털상의 이러한 인터뷰는 영문으로 번역돼 보도됐으며, 이에 엔화 매입 움직임이 이어졌다.
발언이 논란이 되자 고노 디지털상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행에 대해 금리 인상을 직접 요구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수지 적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달러가 문제라는 듯한 발언이 있는 가운데, 금리가 오르면 엔고가 된다는 이론을 말씀드린 것 뿐이다"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금융정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일본은행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고노 디지털상의 해명에 일부 해외 투기자가 엔화 매도에 나섰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고노 디지털상의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가 자제를 요구하는 듯한 대응을 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재무상은 19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환율 수준과 움직임, 향후 대응에 대해 부주의한 발언이 시장에 영향을 주면 안 되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노 디지털상은 그런 인식을 갖지 못한 가운데 발언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에 미치는 예측할 수 없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발언에는 신중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스즈키 재무상은 "정부로서는 일본은행의 독립성은 확실히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고노 디지털상의 발언에 대해 그와 이야기 했다고도 밝혔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일본 공영 NHK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달러 강세, 엔화 약세를 우려하는 발언 등으로 일단 엔화 강세가 진행됐으나 다시 엔을 매도하는 움직임이 우세해 불안정한 가격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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