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총선 때 한 도움 요청…배은망덕"
"한동훈, 김건희 사과 여러차례 요청"
[서울=뉴시스] 이재우 하지현 기자 =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11일 원희룡 당 대표 후보가 한동훈 당 대표 후보를 상대로 '총선을 고의로 지게 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비판을 쏟아냈다.
배현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저분한 마타도어의 수준을 훌쩍 넘었다"며 "전당대회가 새 길을 터 나가는 미래의 마중물이어야지, 당의 운명을 끝장내보자는 절명이 돼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앞서 원 후보는 전날 부산·울산·경남 지역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과 관련 "혹시 총선을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고 한 것이 아닌지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이와 관련 "한 전 위원장은 혈관이 터지도록 링거를 맞으며 전국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 과정을 20년 넘게 지켜봐 온 당 대표 도전자의 입에서 어떻게 '고의 패배 의혹'이 나오나. 선을 세게 넘었다"며 "제발 이성을 되찾고 당원들이 지켜보는 이 선거를 정상궤도로 돌려놓길 부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 후보와 조정훈 의원 등 제가 알기로 한 전 위원장에게 당시 아주 많이 요청하고 다른 후보들보다 더 도움 많이 받은 것으로 아는데, '고의로 총선 지려고 했냐'느니 '총선 백서에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를 넣겠다'느니, 이런 걸 우린 배은망덕"이라고 쏘아붙였다.
배 의원은 "원 후보도 이재명한테 고의로 진 건 아니지 않나"라며 "소중한 본인의 정치 자산 스스로 망치지 마시고 부디 정도로 가자"고 덧붙였다.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장동혁 의원은 "원 후보께서는 동정표 받아서 당 대표 되시려고 일부러 총선에서 지셨나"라며 "죽을힘을 다해 싸우다 패한 많은 당협위원장들을 어찌 보려고 그분들의 피눈물까지 내다 파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원 후보가 '사천 의혹' 등을 제기한 것을 놓고 "사천이든 댓글이든 근거가 있으면 근거를 대고 얘기를 좀 하라. 영부인의 사적 문자까지 공개하는 무도함을 보인 마당에 무슨 건더기라도 던지면서 공격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박정훈 의원도 "설사 그 말이 맞다고 해도, 고의 패배로 한 전 위원장이 얻는 게 뭐가 있나"라며 "지금도 총선 패배의 책임을 다 뒤집어씌우려는 판인데, 한 전 위원장이 본인 죽으려고 자해극이라도 벌였다는 말인가"라고 비꼬았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월 중순부터 용산에 '김 여사 사과'를 여러 차례 요청했고, 그 일로 비서실장의 사퇴 요구까지 받았다"며 "(김 여사의) 문자에 답하지 않아 사과가 이뤄지지 못한 게 '고의 패배'의 이유라고 주장하는 원 후보의 말은 납득할 만한 부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전당대회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계산으로 지금 이런 황당한 자해극을 벌이시는 거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며 "원 후보가 황당한 막가파식 마타도어를 하는 사이, 당원들의 마음은 철저하게 찢기고 갈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동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번 발언은 원 후보를 지지했던 지역 유권자를 포함해 모든 국민의힘 후보자와 우리를 지지해 준 44.39%의 전국 유권자 노력을 폄훼하는 모욕적인 언사"라고 비난했다.
고 의원은 "현실 정치 생태계에서 108일이라는 시간으로 어찌 하나의 정당을 획기적으로 변혁시킬 수 있을까"라며 "국민들이 원 후보와 국민의힘에 대해 오해할 만한 발언을 자제하는 것이 이번 전당대회를 화합과 정책 대결의 장으로 이끄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한 후보 캠프는 ▲한 후보가 금융감독원장 자리에 김경율 전 비상대책위원을 추천했다 ▲방송토론 중 휴대폰을 부당하게 사용했다 ▲총선 때 대통령 전화 여러 번 받지 않았다 ▲사적으로 가족과 공천을 논의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나 기자들에게 김건희 여사가 보낸 문자를 보여준 적이 있다 등을 흑색선전과 비방 공격 사례로 지목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과 의향' 문자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재구성 유포'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한 후보 캠프는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원희룡 후보 측의 마구잡이식 마타도어는 위험 수위를 넘어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당의 미래를 보여주는 정정당당한 축제의 장이 돼야 할 전당대회를 망치고 있다"며 "'공정경쟁 하자'던 원 후보 측은 '아니면 말고'식으로 의혹들을 제기하면서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이성을 되찾고 정상적으로 전당대회에 임해 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후보와 시작캠프는 이러한 구태정치를 근절할 것이며, 남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당원들께 당과 대한민국의 우상향을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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