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일성 사망 30주기 맞아 참배·추모대회 참석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 사망 30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올해 들어 김 위원장이 선대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참배한 건 처음이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과 관영매체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이 8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및 추모대회엔 김덕훈 내각총리와 조용원 노동당 비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동행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참가자들과 함께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입상을 우러러 숭고한 경의를 표시하셨다"고 밝혔다.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추모대회에서 리일환 당 비서는 김일성 주석이 "인민의 수령의 불멸할 초상"이라는 내용의 추모사를 읽었다. 광장국기 게양대엔 조기가 올라갔다.

원로 간부인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전 내각총리 등도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당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 얼굴이 단독으로 새겨진 초상화 배지를 간부들이 착용한 모습을 최초 공개하는 등 김정은 우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왔다.

특히 올해 김 위원장이 새해, 김정일 생일(2월16일·광명성절), 김일성 생일(4월15일·태양절) 등 주요 계기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아 '선대 지우기'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이는 해)인 김일성 사망 30주기를 맞아 김 위원장이 어느 정도 수위로 추모할지가 관심사였다. 20주기였던 2014년, 25주기였던 2019년엔 7월8일 당일 김정은과 간부들은 금수산태양군전을 참배하고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에 대한 단독 우상화 작업을 진행 중인 북한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추모한 배경을 두고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한 민심 이탈을 우려해 선대 존재감 지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 매체 보도시점은 통상 하루 늦다는 점에서 김정은의 김일성 사망 30주기 추모 관련 보도는 이튿날인 9일 공개될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북한은 이례적으로 참배와 추모대회 참석 소식을 신속하게 당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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