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원외, '한동훈 사퇴' 전화 돌렸단 의혹
전당대회 후보자 외에는 선거운동 금지돼
원희룡 캠프 '당원 문자'도 검토 중…한 신고
선관위 "김건희 문자 논란, 바람직하지 않아"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7일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한동훈 당 대표 후보의 사퇴 요구 기자회견을 준비했던 것과 관련해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의혹에서 시작된 당권 주자들 간 진실 공방이 '제2 연판장' 사태까지 옮겨붙으면서 논란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당 선관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한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전화를 돌린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선관위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관위원들 사이에 내용을 공유하면서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명백하게 어떤 일들이 일어났다고 하면 분명히 당헌·당규에 따라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전날부터 다른 원외 인사들에게 한 후보의 사퇴 동의 여부를 묻는 전화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한 후보의 사퇴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는 취지다.
이들은 한 후보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과 문자 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기자회견에 참석하거나 ▲참석하지 못해도 서명하거나 ▲참석하지 않는 안 등 3가지 안을 두고 선택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관리위원을 포함한 일부 정치인들이 제가 사적 통로가 아닌 공적으로 사과 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연판장을 돌려 오늘 오후 후보 사퇴 요구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선관위는 현재까지 선관위원이 해당 전화를 돌린 사실은 없다고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당규 제34조 3호는 '전당대회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선관위는 원희룡 후보 측에서 제기한 '당직자 중립 위반' 제소 건을 두고는 해당자에게 구두 경고 조치를 한 바 있다. 이번 사안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에도 주의·경고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선관위는 앞서 원희룡 후보 측이 당원들을 대상으로 보낸 문자 메시지의 당헌·당규 위반 여부도 검토 중이다.
원 후보 캠프는 지난 5일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당과 대통령의 관계는 회복 불능 상태가 되고 당은 사분오열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문자를 발송했다. 한동훈 후보 캠프는 해당 문자가 '후보자 공정경쟁 의무를 위반했다'며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상태다.
선관위는 전당대회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는 상황을 조치하기 위한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 문제를 전당대회에 끌어들여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안별로) 특정해서 이야기할지, 범위를 넓혀서 이야기할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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