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라디오 인터뷰서 사전에 질문지 조율
크레이그 하원의원 "바이든 승리 못 해" 성명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2024 미 대선 첫 TV 토론회 이후 인지력 논란으로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터뷰 전 질문지를 조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내 사퇴 압박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언론 인터뷰 등에 나서고 있지만, 오히려 고령 리스크만 부각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6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보좌관들은 최근 진행한 일련의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사전 질문지를 요구했다.
바이든 측은 필라델피아 라디오 진행자에게 지난 3일 8가지 질문을 미리 정할 것을 요구했다. 인터뷰 진행을 맡았던 진행자는 WSJ에 그 요청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며 "원하는 질문을 하면 후속 질문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위스콘신의 라디오 진행자도 사전에 질문 목록을 받았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약 15분 동안 진행됐다.
일련의 인터뷰는 바이든 대통령이 TV토론 이후 민주당 내 거센 사퇴 압박을 받으면서,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완주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추진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에서 횡설수설하고 종종 말을 잇지 못하는 등 모습을 보여 최악의 토론 성적을 냈다. 토론을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오는 동안 배우자 질 바이든의 부축을 받기까지 해 바이든 대통령이 4년 더 국정을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을 못한 건 인정하지만 "그저 나쁜 저녁을 보냈을 뿐"이라며 인지력 논란에 선 긋고 있다. 향후 유세 및 공개 일정에서 토론회 때와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며 완주 뜻을 강력하게 강조하고 있다.
5일 공개된 ABC와 인터뷰에선 "전능하신 하느님이 물러나라고 요청할 때만 그렇게 할 것"이라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하게 밝혔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말실수를 반복하며 논란만 부추기는 모양새다. 필라델피아 기반 라디오 WURD와 인터뷰에선 "흑인 대통령과 함께 봉사한 최초의 흑인 여성이 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이었던 자신과 현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를 혼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위스콘신 라디오에선 속사포 같은 답변을 이어가던 중 때때로 말을 멈추는 모습도 보였다.
민주당 하원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다섯 번째 현역 의원이 나왔다.
경합주인 미네소타를 지역구로 둔 앤지 크레이그 하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 "난 대통령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를 상대로 효과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승리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며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며, 트럼프 재선이라는 위험에 빠뜨리기에 너무 많은 게 위태롭다"고 우려했다.
마우라 힐리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재고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로런 히트 바이든 캠프 대변인은 WSJ에 "질문 수락 여부로 인터뷰 조건을 달진 않았다"며 "진행자는 청취자에게 가장 좋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질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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