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역대급 수출호조에 성장률 2.2%→2.6% 상향…유가·내수회복 관건

기사등록 2024/07/03 12:30:00

최종수정 2024/07/03 15:08:52

정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성장률 전망치 수정

연초 GDP 목표치 0.4% 상향…하반기 수출 9.0%↑예상

경상 수지 500억 달러→630억 달러…흑자폭 확대 전망

전문가 "경제성장률 달성 가능…하반기 금리인하 기대"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2024.01.25. amin2@newsis.com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2024.01.2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동현 용윤신 임하은 기자 = 정부는 올해 한국경제가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기존 예측보다 0.4%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3고(高) 현상이 지속되는 악조건에도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3%로 예상치를 상회했고 물가 상승률도 둔화되고 있는 것을 반영한 수치다.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앞서 제시한 2.6%를 유지했다. 상반기에 농산물과 석유류를 중심으로 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세를 보이며 목표치 수준에서 수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연초 GDP 목표치 0.4% 상향…하반기 수출 9.0%↑예상

정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지난 1월 발표한 2024년 연간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GDP 전망치 2.2%를 0.4% 포인트(p) 높였다.

정부는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이 2.5%를 기록한 것에 주목했다. 실질 GDI는 교역 조건 변화에 따른 무역 손익을 반영한 수치로 무역에서 이득을 많이 남긴 만큼 향후 내수 회복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해 골드만삭스, S&P 등 국제경제기구·신용평가사들이 최근 잇따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놓은 것도 정부가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는데 힘을 보탰다.

수출은 세계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경기 호조세 등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는 부문별 회복속도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내수 중 소비 부문은 가계의 이자 부담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따른 가계 실질소득이 늘어나면서 소비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투자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에 따른 설비 투자가 증가할 수 있지만 건설 부문의 경우 신규 공사 위축,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 등으로 어려운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이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수출이 9.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치를 조정했다. 연초 8.5%를 제시한 것보다 0.5%p 높였다. 수입은 원유, 가스 등 원자재 수입이 소폭 감소하며 전년대비 2.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뉴시스] 지난달 수출이 전년보다 5.1% 늘어나며 9개월 연속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68억 달러 개선된 80억 달러(11조520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45개월 만에 최대로 집계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지난달 수출이 전년보다 5.1% 늘어나며 9개월 연속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68억 달러 개선된 80억 달러(11조520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45개월 만에 최대로 집계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경상수지 500억 달러→630억 달러…흑자폭 확대 전망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에서의 흑자폭 확대에 힘입어 630억 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당초 제시했던 500억 달러 흑자에서 26% 증가한 수치다. 정부는 하반기 무역수지 개선 등으로 작년 대비 흑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다만 해외여행 증가와 지난해 일시적으로 나타났던 배당유입 확대 효과가 올해는 나타나지 않으면서 서비스·소득 수지는 90억 달러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소비자 물가는 전년대비 2.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 상반기에 농산물과 석유류 등에서 가격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공급측 가격 인상 요인이 완화되며 2% 초중반대까지 둔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용률은 경기회복 흐름에 따라 전년대비 62.8% 상승이 예상된다. 취업자수는 2022년과 2023년에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것에 따른 기저효과로 지난해보다 소폭 둔화되며 23만명 증가를 점쳤다.

2025년 경제전망과 관련해선 2.2%의 GDP 성장을 전망했다. 글로벌 고물가·고금리 영향이 완화되고 세계 교역이 개선되는 가운데 반도체 경기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경제 성장세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물가는 유가 오름세가 둔화되며 2.1% 상승세를 보일 수 있고 고용률은 경기 회복에 따른 효과로 62.9%, 취업자수는 17만명 증가, 경상수지는 수출 증가세 지속에 따른 상품수지 개선으로 70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지표가 연초 전망했던 수준 또는 그 이상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아직 부문 간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며 "하반기에는 경제지표 개선이 보다 넓게 확산되고 체감될 수 있도록 보완이 절실한 부분에 정책 대응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4.07.01.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4.07.01. [email protected]


전문가 "경제성장률 달성 가능…하반기 금리인하 기대"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에 대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 외부적인 충격이 없다는 것을 가정할 때 달성 불가능한 목표치는 아니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상반기에는 수출 중심의 성장이 경제성장률에 반영됐고 하반기에는 수출이 둔화되더라도 시중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며 "정부가 제시한 성장률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경제기구와 신용평가사들, 한국은행 등이 올해 우리나라 GDP를 상향 조정한 것에 비해 0.1%p 높게 전망했다"면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제시한 경제성장률은 무리한 전망이 아니다"라고 의견을 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2.6%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하반기에는 1분기 1.3% 성장률보다 낮은 성장률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내수와 민간소비가 어려울 수 있어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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