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동맹에 가까워 보여"

기사등록 2024/06/20 19:14:54

최종수정 2024/06/21 00:30:51

"조소 동맹 수준에는 못 미친다" 평가

"북러, '유엔헌장 51조' 완충장치 넣어"

"러시아 측 설명도 들어볼 필요 있어"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대통령실은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함으로써 '동맹'에 가까워졌다고 판단했다. 다만 1961년 북한과 소련이 체결한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조소 동맹조약)'에서 약속한 협력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제4조 '한쪽이 공격당하면 상호 지원한다'는 조항에 대해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제4조는 저희가 보기엔 1961년 당시 북한과 소련이 맺은 조약 수준에는 못 미친다"고 했다.

그 근거로 이 관계자는 제4조에 넣은 ▲유엔 헌장 51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 러시아연방의 법 등의 완충 장치를 꼽았다.

이 관계자는 "61년 (조약)에는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온갖 수단을 통해 군사 또는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돼 있는데 이번에는 '유엔 헌장 51조' 이야기도 있고 '국내법 규정' 이야기도 있다"는 점을 짚었다.

조소 동맹조약 제1조에는 '체약 일방이 어떠한 국가 또는 국가련합으로부터 무력침공을 당함으로써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에 체약 상대방은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온갖 수단으로써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명시됐다.

그러나 북한와 러시아는 이번 협정 제4조에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적었다.

유엔 헌장 51조는 유엔 회원국에 무력 공격이 있을 경우 개별적·집단적 자위권을 가질 수 있다는 조항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를 근거로 "방어적인 입장일 뿐"이라며 조항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쨋든 군사적인 지원을 포함한 상호지원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동맹에 가까워 보이기는 한다"면서도 "푸틴 대통령은 동맹이라는 말을 전혀 쓰지 않고 있고, 김 위원장 혼자 열심히 동맹을 외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조금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가 우리 정부에 북한과의 협의 내용을 설명하는 계기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북한과의 회담 내용을 공유받은 바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푸틴이 (자국으로) 아직 돌아가지 않았다"며 통상 정상이 자국으로 돌아간 뒤에 내용을 정리하고 관계 국가에 이를 알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 한러 관계가 일반적인 (외교) 관계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라며 "평상시 외교 관행처럼 움직여 줄지는 모르겠으나 러시아가 일정한 설명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또 "실제 어떤 의도인지,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더 섬세한 분석도 필요하고 필요하면 러시아 측 설명도 들어볼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러시아와 북한의 안보 협력이 강화되는 만큼 우리 정부도 안보 태세와 군사적 대비 태세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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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동맹에 가까워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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