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의료계 특위' 전공의도 의대생도 불참…출발부터 삐걱

기사등록 2024/06/21 05:01:00

최종수정 2024/06/21 07:11:01

전공의 4명·의대생 1명 위원으로 배정

사태해결 열쇠 쥔 전공의·의대생 불참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청사가 보이고 있다. 2024.06.1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청사가 보이고 있다. 2024.06.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산하에 범의료계 특별위원회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출범하기로 했지만 의대 증원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 모두 불참 의사를 밝혀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대한의학회·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19일 '제5차 연석회의'를 갖고 대정부 투쟁기구 성격을 띤 올특위를 중심으로 정부의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에 대한 의료계의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올특위는 의대교수(4명), 전공의(4명), 시도의사회(3명), 의대생(1명), 의협(2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되며 의대 증원 사태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대정부 투쟁 방향 등 모든 안건을 만장일치로 결정하기로 했다. 낮은 집단휴진 참여율, 의협·전공의 등 의료계 내부의 갈등, 공정거래위원회의 '집단 휴진 강요 의혹' 현장 조사 등에 따른 돌파구를 모색하고 대정부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의협이 전날 전공의 단체와 의대생 단체 측에 각각 전공의와 의대생 측 위원을 추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는데, 의대 증원 사태의 중심에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 모두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의협은 특위에 참여해 달라고 전공의 단체에 제안했지만, 박 비대위원장은 불참 의사를 거듭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일 입장문으로 갈음한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지난 4월29일 의협 임 회장, 박용언 부회장, 성혜영·채동영·박종혁 이사를 만났고 당시에도 임 회장이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을 제안해 거절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상황에서 협의체를 구성하더라도 대전협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했다”고 했다.

그는 “사직한 전공의들이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정부가 전공의 복귀를 원한다면 전공의와 이야기하면 되지만, 이미 대통령까지 만났고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는 지금 추가적인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했다.

대전협은 지난 2월 성명을 내고 필수의료 패키지와 의대 2000명 증원 전면 백지화, 의사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부당한 명령 전면 절회 및 사과, 업무개시명령 폐지 등의 요구에 정부가 응하지 않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업무개시명령 취소, 진료유지명령 취소,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취소 소송 소장을 제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5.03.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업무개시명령 취소, 진료유지명령 취소,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취소 소송 소장을 제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5.03. [email protected]
의협은 특위 위원으로 의대 교수와 함께 전공의 몫을 가장 많이 배정(3인 체제 공동위원장 자리 포함)하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과 갈등을 빚어온 임현택 의협 회장도 위원 명단에서 포함시키지 않는 등 단일대오를 이루려 했지만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박 비대위원장이 특위 불참 의사를 밝힌 데에는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당시 의협이 정부와 막판 협상에서 전공의들을 배제해 신뢰에 금이 간 것도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의대생 단체도 의협으로부터 특위에 참여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측은 "의협이 기자회견 시작 4분 전 참여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서 유감"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넉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대생들은 선배 의사인 전공의와 보조를 맞춰왔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은 수련을 포기, 복귀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의대생들도 학교를 떠나 집단 유급이 임박했지만 돌아오지 않고 있다.

올특위가 개최하는 오는 22일 첫 회의는 현재로선 전공의와 의대생 자리를 비워둔 채 열릴 가능성이 크다.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 겸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올특위 참여 여부에 대해)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면 향후라도 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남겨 두고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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