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이런 비극 없도록"…얼차려 사망 훈련병 추모 행렬

기사등록 2024/06/19 19:32:09

최종수정 2024/06/19 23:08:52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 시민 추모 분향소 마련

시민들 추모 행렬…"하늘에선 누구보다 빛나길"

정치권 발길 이어져…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약속

훈련병 어머니 "아이만 돌려준다면 바랄 게 없어"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 얼차려를 받는 중 사망한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훈련병의 추모분향소가 마련돼 한 시민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2024.06.1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 얼차려를 받는 중 사망한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훈련병의 추모분향소가 마련돼 한 시민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2024.06.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우지은 기자 =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군 인권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평안히 쉬시길….'

지난달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군기 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져 숨진 훈련병의 시민 추모 분향소가 19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 마련됐다. 분향소엔 박 훈련병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분향소 한쪽엔 시민들이 추모의 글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추모객들은 '두 아들의 엄마로서 정말 안타깝습니다. 먼 곳에서 편히 쉬세요.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합니다' '하늘에선 그 누구보다 빛나길' '군 인권이 확립될 때까지' 등 박 훈련병의 죽음을 애도하는 문구를 남겼다.

대학생 권모(26)씨는 "저도 군 생활 당시 화나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학교 수업이 끝난 뒤 일부러 찾아왔다"며 "박 훈련병의 억울함이 풀리고, 앞으로 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황모(32)씨도 "입대한 지 얼마 안 돼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게 안타깝다"며 "그곳에선 아프지 않길 바란다는 메모를 남겼다"고 했다.

박 훈련병을 추모하기 위해 분향소를 찾은 한 남성은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하늘을 보며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한편,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정치인들도 방문해 박 훈련병의 가족을 위로했고, 오후 6시부턴 박 훈련병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자리를 지키며 직접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아들이)이렇게 씩씩했는데, 군대 가서 9일 만에 죽었다. 저는 아이만 돌려준다면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며 "진상규명하고, 아이만 돌려준다면 저 아무 소리도 안 한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그는 "아이만 세상을 떠난 게 아니고 가정이 파괴됐다. 살아갈 힘도 없고, 아무런 의미도 없다"며 "그런데 경찰이 가해자 편인지 피해자 편인지도 모르겠다. 진상규명이 제대로 될까 싶다"고 호소했다.

추 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반드시 철저하게 진상 규명하고 책임자를 가려내 그에 따른 합당한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박 훈련병은 지난달 23일 강원 인제군 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을 받던 중,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로 다른 훈련병 5명과 함께 완전군장을 하고 선착순 달리기, 팔굽혀펴기, 구보(달리기) 등의 군기 훈련을 반복해 받다가 쓰러져 이틀 뒤 숨졌다.

완전군장을 하고 구보나 팔굽혀펴기를 시키면 육군 병영생활 규정 위반이다. 박 훈련병의 사인은 열사병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을 동반한 패혈성 쇼크였다.

강원경찰청 훈련병 사망사건 수사전담팀은 사건 발생 26일 만인 지난 18일 업무상과실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중대장(대위)과 부중대장(중위)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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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 이런 비극 없도록"…얼차려 사망 훈련병 추모 행렬

기사등록 2024/06/19 19:32:09 최초수정 2024/06/19 23: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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