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생산성 높이기 위한 AI 솔루션 투자 집중
회의록 요약, LLM 기업 연동, AI 점원 서비스 스타트업 소개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카카오의 투자 전문 벤처캐피탈(VC) 카카오벤처스가 기업을 위한 AI(인공지능)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단순히 ‘생성’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기업의 리소스, 인프라, 일하는 방식을 토대로 결과물을 ‘생산’하는 기술을 제공하는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신정호 카카오벤처스 선임 심사역은 1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마루360에서 개최된 KV 브라운백 미팅에서 “전세계적으로 기업들은 AI를 도입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지만 기업을 위한 AI 솔루션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라며 “실질적인 비즈니스 임팩트를 내는 솔루션이 드물다”라고 밝혔다.
신정호 심사역은 “그 이유 중 하나는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가시성이 떨어진다. AI가 사람과 같이 사고하고 일하지 않기 때문에 결과물 검토하는 과정을 컨트롤하기 어렵다”라며 “여전히 멀티모달데이터 확보와 활용이 어렵고 필연적으로 이탈할 수밖에 없는 한계점이 있다. 기업이 솔루션 써보고 피드백을 주고 개선하는 주기가 굉장히 길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카카오벤처스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임팩트를 내는 기업향 AI 솔루션을 찾고 있다. 이 일환으로 기업향 AI 스타트업 썸 테크놀로지, 런베어, 와들 등 3곳에 시드투자를 단행했다. 이들 스타트업은 기존 업무 방식에 AI가 자연스레 녹아들도록 돕거나, 고객을 스스로 이해하고 학습하면서 기업의 이익 증대시키는 게 특징이다.
썸테크놀로지는 사내 텍스트와 음성 데이터를 기록하고 분석해 업무 효율성과 고객 이해도를 높이는 솔루션이다. 2021년 카카오벤처스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내부 회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AI 회의록, AI 영업 대화 분석을 통한 영업 전략 수립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재원 썸테크놀로지 대표는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과부하 현상과 단절 현상이 생긴다는 점에 착안했다”라며 “임직원 생산성 향상을 통한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한국어 베타 출시하고 25개 이상 대기업, 150개 이상 중소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했다”라고 말했다.
런베어는 기업이 쉽게 AI를 도입하고 기존 업무툴에 통합할 수 있게 돕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23년 카카오벤처스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황호성 런베어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오픈AI가 맞춤형 GPT를 만들 수 있는 도구를 내놨지만 기존 업무 도구에 통합되지 않으면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라며 “맞춤형 LLM(대규모언어모델) 앱을 소통 채널에 쉽게 통합할 수 있는 노 코드 솔루션 ‘플러그베어’을 출시했다”라고 밝혔다.
플러그베어는 AI 연동 시간을 몇 주 단축하고 운영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단축했다. 황호성 CTO는 “정식 출시 5개월 간 10만건 이상 AI 호출이 발생했고 월 6000 달러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미국, 유럽, 일본 등 국가에서 67개의 유료 고객사를 확보했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치 베테랑 점원처럼 대화하며 고객들의 구매 경험을 개선해주는 AI 비서 ‘젠투’를 개발한 와들은 올해 카카오벤처스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이다. 박지혁 와들 대표는 “온라인 쇼핑몰에 방치된 이용자 98%는 결제하지 않고 이탈하며, 쇼핑몰에서 검색하고 비교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AI 점원으로 소비자들이 어떤 상황과 의도를 갖고 물건을 구매하려고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친구 생일 선물로 좋은 달달하고 2만원대 이하인 술 찾아줄 수 있어?"라고 입력하면 대화 기반으로 맞춤 상품을 추천하고 구매를 설득한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푸쉬 알림을 제공하거나 기획전을 열기도 한다.
박지혁 대표는 "젠투는 고관여 AI 비서로 저렴한 단순반복 챗봇과 차별화 된다"라며 "2021년부터 대화형 AI 커머스를 운영하며 국내 최대 상품추천 대화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AI 투자에 집중해온 카카오벤처스는 미국 등 해외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신 심사역은 “카카오벤처스는 지난 10여년간 국내 그 어떤 투자사보다 AI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라며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적극적으로 AI 투자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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