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후보에 한동훈…조만간 출마 결정할 듯
나경원, 한 견제 수위 높여…"원내 당대표 필요"
윤상현·안철수·유승민·원희룡 등 고민 이어질 듯
[서울=뉴시스] 이승재 한재혁 기자 = 국민의힘이 13일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룰을 결정하면서 당권주자들의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현행 당원투표 100%인 전당대회 규정(룰)을 당원투표 80%·국민여론조사 20%로 개정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오는 19일 열릴 예정인 상임전국위원회, 전국위원회를 거치면 새 전당대회 룰이 최종 확정된다.
민심(국민여론조사)을 50%까지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던 것에 비해서는 해당 비율이 크지 않다는 반응도 있다. 당초 총선 참패 이후 당을 쇄신하기 위한 목적에서 전당대회 룰 개선이 논의됐던 탓이다.
일각에서는 민심 반영 비율이 늘어날수록 비윤(비윤석열)계 당권주자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김민전 수석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총선 패배에) 당원들의 책임은 전혀 없고 저희 잘못"이라며 "여론조사 제도에 불안정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 8대 2로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당대표 후보로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거론된다. 한 전 위원장이 직접적으로 전당대회에 관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측근들은 출마 가능성을 꾸준히 열어둬왔다.
최근 영입인재 출신 현역 의원들을 만나면서 '몸풀기'에 나섰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미 당 안팎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당 사령탑 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세력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통화에서 "한 전 위원장의 출마를 준비하고 대비하는 세력이 뭉치는 건 사실"이라며 "한 전 위원장 중심으로 당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당 내외에서 자발적으로 함께한 것"이라고 전했다.
당 일각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말도 돈다. 이에 다른 당권주자들의 견제 수위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한 전 의원장이 띄운 헌법 84조 해석 논란에 관한 입장을 재차 밝히기도 했다.
이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조항이며, 이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은 대통령 당선 이전에 진행되는 재판은 당선 이후에도 지속돼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따라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권을 쥐게 되더라도 대북송금 사건 등으로 집행유예 이상의 선고를 받으면 대통령직을 상실할 수 있다는 거다.
나 의원은 "헌법 84조의 논쟁 자체는 재미있지만, 흥미롭지만 사실 정치 현실에서 그것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왜냐하면 지금 민주당이 하는 행태도 그렇고, 결국 민주당은 영장 판사도 본인들이 고르겠다는 거고 법관 선출제도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일이 없도록 미리미리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이고 취지는 똑같겠지만 접근 방식이 좀 다른 것"이라며 "헌법 84조의 논쟁이 무의미하다"고 부연했다.
원외 당대표보다는 원내 당대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도 이어갔다.
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가 원내인 것이 나은가'라는 질의에 "아무래도 (그렇다.) 내가 옛날에 원외 당대표를 모시고 원내대표를 해봤지 않나. 이재명 대표도 국회 내에 있지 않나"라고 답했다.
다만 나 의원을 비롯해 안철수·윤상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유력 당권주자들이 본격적으로 레이스에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이른바 '한동훈 대세론'이 굳어지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정치적 셈법을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은 대부분 출마 여부에 관해서는 말을 아껴오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당 대표 선거 출마 여부를 두고 "제가 어떻게 하는 것이 당과 지지자, 국민을 위해 좋은 선택인지를 고민하는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