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 실시해야" 정치권까지 논란 확대에
"소액 착오 체납, 이미 완납", "작지만 내실있어"
"리스크 번역오류", "가망성 아닌 인수합병 철수"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동해 앞바다에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제기하며 연말께 탐사에 나선다는 정부 발표 이후, 쏟아진 의혹이 정치권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정부는 번역 오류부터 세금체납의 오해까지 일일이 해명하며 프로젝트 추진 의지를 보였다.
예산 확보와 법·제도 개선을 위해 국회 설득에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을 높이기 위한 전략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저희는 꼭 탐사를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성공률 20%가 기본적으로 5번에 1번 정도는 나온다는 뜻인 만큼, 욕심 같아선 7번 다 해보고 싶지만 적어도 5번 정도의 시추는 해볼만 하다"며 추진 의지를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동해 가스전 탐사 승인 발표 이후 해당 프로젝트와 이를 분석한 미 기업 액트지오 관련 의혹이 쏟아졌다. 액트지오가 최대 180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됐고, 그 성공률은 20%로 금세기 최대 매장량인 남미 가이아나(16%)보다 높다고 발표한 뒤 이를 분석한 액트지오란 기업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액트지오가 2~16명의 소수 기업이고 본사가 가정집이란 점에 이어 세금 체납 문제까지 드러났다. 이에 정치권으로 석유공사가 액트지오의 체납을 대신 해결해준 것 아니냐, 예산 통과에 앞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목소리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정부는 이달 안덕근 장관 주재로 동해 심해가스전 개발전략회의를 열고 연말 탐사를 위한 준비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작지만 내실있어", "계약 땐 체납 몰라…법인격엔 문제 없어"
이어 "항상 큰 규모의 컨설팅 회사가 내실 있고 신뢰성 있는 분석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아니다. 큰 규모의 컨설팅펌에 의뢰하면 높은 비용을 지불하지만 기계적인 분석작업만 진행하는 경우가 있고, 규모가 작고 비용은 낮아도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내실 있고 신뢰성 있는 분석을 하는 케이스를 많이 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액트지오를 이끄는 빅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28년 이상 필드 경험을 보유하고, 액슨모빌에서 긴 시간 버텨냈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으며, 4436회 인용된 논문을 보유했을 정도로 학술적 성과를 지녔다는 점을 들어 국내 지질학 전문가로서도 실력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세금 체납으로 행위 능력이 제한됐다는 지적에도 "계약 당시 (해당 의혹을) 몰랐다"면서도 "다만 검증 과정에서 법인격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앞서 석유공사는 체납세액이 한화 기준 약 200만원으로 소액이고 착오로 인한 것으로, 석유공사와 계약 전 이미 완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입찰에 정부 개입? 성공률 20% 산출근거?
성공률이 20%로 남미의 가이아나(16%)보다 높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가이아나의 경우 시추공을 하나 뚫은 이후의 확률인 반면 우리는 탐사 직전의 확률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최 차관은 "가이아나도 시추 전 확률이 16%"라며 같은 상황에서 비교해도 우리가 높다고 정정했다.
"리스크? 번역 오류", "가망 없어서 철수 아냐"
최 차관은 "이번에 도출한 유망구조에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뜻이 아니라, 앞서 3개 시추공에서 유의미한 탄화수소를 찾지 못했다는 것을 통역하는 과정에서 리스크로 잘못 번역한 것"이라며 향후 시추할 유망구조에 리스크가 있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을 정정했다.
앞서 동해 가스전 개발에서 우드사이드가 철수한 것에 대해서도 "가망성이 없어 철수한 것이 아닌, 인수합병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22년 6월 BHP와 합병하면서 당시 캐나다와 페루 등 해외에서 추진하던 해상 프로젝트 중심으로 철수 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망구조 분석을 끝까지 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철수했기 때문에, 철수 자체가 가망성 여부와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업부는 이달 안덕근 장관을 주재로 동해 심해가스전 개발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향후 전반적인 시추 관련 계획을 세우고 준비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다음달 중 첫 탐사를 위해 정확한 시추 위치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 번 시추에 약 1000억원의 대규모 비용이 드는 만큼, 해외 투자유치 등 전략 마련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광구 분할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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