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우 김지은 기자 = 여야는 9일 정부가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 재개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것을 두고 온도차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국가안보에 이견이 없어야 한다며 정부 대응을 지지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 삼간을 태울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대북전단 살포부터 막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북확성기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며 "당연히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당 한기호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서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태운다고 비판한다'는 지적에 "대북방송은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대북심리전의 일환"이라며 "(북한이) 오물풍선을 계속해서 날린다면 우리도 심리전 수단인 대북방송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접경지역 피해'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접경지역 주민을 그간 얼마나 생각했나 민주당에 묻고 싶다"며 "북한을 편들기 위해 접경지역 핑계를 대는 거다. 접경지역을 생각해주는 것처럼 오도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일축했다.
반면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국제사회에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참으로 저열한 방식의 북한 오물풍선 도발은 강력하게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곧바로 확성기 설치와 방송 재개를 천명한 정부의 대응이 현명한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9·19 남북 군사합의가 효력 정지되고 남북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이 상존하게 된 상황에서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국지전으로까지 비화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가 북한의 도발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막을 수 없다'면서 방치했다"며 "헌재의 결정에 따르더라도 정부는 대북 전단살포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마땅히 전단살포 행위를 제지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북 전단살포를 오물풍선으로 대응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 확성기 설치와 방송으로 맞대응하는 것은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배수진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날아오는 오물풍선을 어떻게 처리하고 제거할지, 애초에 날아오지 않도록 할 방책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없이 대북 확성기가 만능인 양 하는 꼴에 한숨이 난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결정과 관련해 "오물풍선에 담긴 내용물이 치명적이지는 않더라도, 국민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타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저희로서도 당연히 강력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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