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최종 마무리해야…국회법 절차"
"승자독식 선거제 폐해 심화…개헌 등 개혁 필요"
"건강한 팬덤 작용해야…당원 아닌 국민 눈높이"
[서울=뉴시스] 이승재 김지은 정금민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은 22일 "여야가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않더라도 28일 본회의를 열어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간담회에서 관련 질의에 "가능하면 여야가 합의해서 일정을 마련하고 본회의를 소집해야 하지만 만일 합의가 안 되더라도 28일 본회의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본회의에 올라와 있는 안건과 재의를 요구한 채상병 특검법은 표결을 통해서 최종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며 "안건의 신속처리 제도(패스트트랙)를 도입한 취지에 비춰볼 때 채상병 특검법은 21대 국회 임기 내에 마무리해야 한다. 그게 국회법 절차"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승자독식 구조의 선거제도를 개혁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매 국회마다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과 정치양극화 완화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논의가 있었지만, 실천하지 못했고 한걸음도 나가지 못했다"며 "오히려 그 사이 분열적인 진영 정치와 승자독식 선거제도의 폐해는 더욱 심화됐다"고 밝혔다.
21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선거제 개편 방안을 논의했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약점을 이용한 '위성정당' 출현을 막지 못했다.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는 22대 총선 당시 비례의원 투표지 기호에서 앞번호를 받기 위해 '정당 간 의원 꿔 주기'도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개헌과 선거제도 등 개혁과제에 국회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음에도 결실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크다"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대에 이뤘던 국민통합과 협치의 정신, 정치개혁의 성취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한 정치 현실에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의 길에 첫발을 내딛고 지금까지도 노 전 대통령이 평생의 과업이자 유업으로 남겼던 정치개혁을 완성하고자 혼신의 힘을 다해왔다고 자부한다"며 "다음 국회에서는 부디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에 성과를 내고 정치에서부터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꽃 피워주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반복되는 거대 양당 간 대결의 정치 등을 해소하기 위한 '협치의 정신'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국회에서는 당리당략과 유불리의 오류에 빠지지 않고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상생의 정치, 대화와 타협의 국회, 진정한 의회주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22대 국회 주요 아젠다로는 '저출생 극복'을 꼽았다. 그는 "모든 공직 경험을 살려 저출생 극복 전략을 세우고 중차대한 국가 과제로 부각시키기 위해 국회 직원들과 휘몰아치듯 전념했다"며 "정부와 정치권의 위기의식을 제고시켰고, 총선 공약을 통해 새로 출범할 제22대 국회의 중요 아젠다가 되는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주일 후면 국회를 떠나지만 제 마음속에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뜨거운 열정이 남아있다"며 "앞으로도 어느 곳에 있든 제게 남은 에너지를 모두 소진할 때까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의장은 팬덤 정치의 폐해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전날 초선 당선인 연찬회에서 "진영의 주장에 반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을 '수박'으로 부르고 역적이나 배반자로 여긴다"며 "대의민주주의의 큰 위기"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이에 관한 기자의 질의에 "당원 득표율은 당선에 5%밖에 기여한 것이 없고, 나머지 90~95% 정도는 전부 당원도 팬덤도 아닌 일반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서 당선된 것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그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 누구의 대표인가. 당원이기 전에 자기를 공천해준 정당에 대한 충성 이전에 본질적이고 중요한 것은 국민 눈높이에서, 유권자 눈높이에서 그분들 삶을 개선하고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건강한 팬덤이 작용해야 하는데 극단적인 진보, 보수 팬덤들은 상대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쟁의 장에서 배제하고, 집중 공격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 본령을 훼손하는 것을 목표로 작동해 안타깝다"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