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의대생은 제3자"라던 법원, 이번에는 판단 바뀔까

기사등록 2024/05/13 11:12:33

최종수정 2024/05/13 12:16:51

재판부, 자료 검토 뒤 이르면 이번 주 결론

서울행정법원 '다툴 자격 없다' 각하 결정

항고심 "모든 행정 행위 사법 통제 받아야"

인용·각하·기각…법원이 쥔 세 가지 카드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항고심 판단이 이르면 이번 주 나온다. 결과에 따른 파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항고심 재판부가 '당사자 적격'을 문제 삼았던 1심 결정과 다른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 시내의 의과대학 모습. 2024.05.12.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항고심 판단이 이르면 이번 주 나온다. 결과에 따른 파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항고심 재판부가 '당사자 적격'을 문제 삼았던 1심 결정과 다른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 시내의 의과대학 모습. 2024.05.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항고심 판단이 이르면 이번 주 나온다. 결과에 따른 파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항고심 재판부가 '당사자 적격'을 문제 삼았던 1심 결정과 다른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지난 10일 오후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로부터 의대 증원 처분과 관련한 답변서와 참고자료 등 관련 자료를 접수했다.

자료에는 법정위원회인 보건정책심의위원회와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 배정심사위원회 회의와 의료현압협의체 회의 결과 자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약 50개에 달하는 추가 제출 자료 등을 검토한 뒤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 처분이 타당했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1심 결정에서 배척당한 '당사자 적격' 문제가 항고심에서 인정될지도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의대 증원 처분의 상대방은 각 대학의 장"

지난 2월 정부가 의대생 '2000명 증원' 방침을 발표한 이후 전공의와 의대생 등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확산했다. 이들은 법원에 "증원 처분 등을 취소해달라"며 소송과 함께 효력 중단을 요구하는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의대 증원 처분의 직접 상대방은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장'이며 교수와 의대생 등은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에 불과하다"고 설시했다. 유사 사건에서도 이 같은 판단 기조가 유지됐다.

특히 재판부는 "의대 증원으로 전문적인 의학교육을 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각 대학의 교육 여건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라며 "각 대학의 시설 구비 및 적정한 교원 수 확보 등을 통해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결정 근거를 밝혔다.

의대생 측은 행정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법률상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 취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번 사건과 대법 판결이 사안을 달리한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학생들이 수업을 계속해서 거부하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에서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24.04.2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학생들이 수업을 계속해서 거부하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에서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24.04.29. [email protected]

항고심 재판부 "모든 행정 행위는 사법 통제 받아야"

의대생 측은 1심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는데 항고심 재판부는 심문 과정에서 '다툴 자격'을 문제 삼았던 기존 재판부와 달리 정부 측에 의대 증원 처분과 관련된 추가 자료 등을 요청하며 제동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의대) 증원이 늘어날 경우 대학 총장이 (법적으로) 다툼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라며 "그렇다면 국가가 의대 정원을 증원할 때 다툴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모든 행정 행위는 사법 통제를 받아야 한다. 정부에서 한다고 일사천리로 해야 한다고는 볼 수 없다"며 법원의 결정 전에는 최종 승인을 내지 말아 달라고 정부 측에 요청했다.

일각에선 법원이 결론을 내리기 전부터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법원 관계자는 재판부의 요청이 구속력 있는 결정이나 명령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법원이 내릴 세 가지 경우의 수…인용, 항고 기각(각하), 기각

재판부가 집행정지 항고를 인용할 경우 정부의 의대 증원 처분의 효력이 임시 중단된다. 통상적으로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지면 본안 판단 시까지 효력이 중단되는데, 이럴 경우 2025학년도 의대 증원에는 제동이 걸리게 된다.

재판부가 의대생 측의 항고를 기각하고 1심 결정과 같이 '각하' 판단을 유지할 수도 있다. 앞서 1심 결정의 취지대로 전공의·의대생이 제3자로서 정부 정책에 다툴 자격이 없다는 판단을 이어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기각'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의대생 등이 당사자로 인정은 되지만 관련 자료 검토 결과 의대 증원 처분의 효력을 시급하게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항고심 재판부가 세 가지 중 어떤 판단을 내놓느냐에 따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규모뿐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의료계 집단행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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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의대생은 제3자"라던 법원, 이번에는 판단 바뀔까

기사등록 2024/05/13 11:12:33 최초수정 2024/05/13 12: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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