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여파…3월 상급병원 원외의약품 조제건수 '뚝'

기사등록 2024/04/25 10:23:35

상급종병 타격 가장 커…조제건수 13% 감소

장기 처방이 늘면서 조제 금액 감소분 억제

"사태 지속 시 '원내의약품 감소' 두 자릿수"

[서울=뉴시스] 2024년 3월 원외의약품 시장 의료기관 유형별 분석. (사진=한국아이큐비아 제공) 2024.04.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024년 3월 원외의약품 시장 의료기관 유형별 분석. (사진=한국아이큐비아 제공) 2024.04.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2월 하순부터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으로 의료현장을 떠나면서 그 다음 달인 3월에 상급종합병원의 원외의약품(약국 조제 의약품) 조제건수가 전년 동월보다 13.3% 줄었다. 조제금액은 의료공백을 우려한 환자의 장기 처방이 많아지며 3.7% 감소에 그쳤다.

글로벌 헬스케어 빅데이터 기업 한국아이큐비아는 국내 원외의약품 시장 분석을 위한 자사 약국조제내역 조사 자료 'KNDA'를 바탕으로 전공의 이탈이 원외의약품 시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분석에 따르면 3월 전체 원외의약품 시장은 전년 동월 대비 조제건수(-6.4%)와 조제금액(-3.9%) 모두에서 줄었다.

원외의약품은 의사 처방 후 환자가 약국에서 조제한 의약품을 말한다. 원내의약품은 의사 처방 후 의료기관 내에서 조제된 의약품이다.

이 중 전공의 사직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 상급종합병원은 KNDA 자료상에서도 3월 조제건수가 전년 동월보다 13.3%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조제금액은 3.7% 줄어, 전체시장 감소분(-3.9%)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는 외래 환자들이 향후 지속될 의료공백을 우려해 약을 장기로 처방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모든 의료기관 유형별로 전년 동월 대비 평균처방일수(AVTD)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상급종합병원은 2023년 3월 70.0일에서, 2024년 3월 77.3일로 10.6%나 늘었다.

같은 기간 조제유형별 분석에서도, 상급종합병원의 '약물 반복 조제'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9.2% 감소한 반면, '약물 신규 조제' 건수는 21.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환자 대상 약물 조제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게 확인됐다.

상급종합병원의 조제금액 성장률을 유형별로 분석하면, 복제약인 제네릭(-2.6%)보다는 오리지널 의약품(-4.3%)이 전년 동월 대비 올 3월에 더 큰 폭으로 줄었다. 오리지널 의약품 비중이 큰 다국적 제약사의 매출액 감소(-4.6%)가 국내 제약사의 매출액 감소(-2.6%)보다 더 컸다.

[서울=뉴시스] 2024년 3월 원외의약품 시장 상급종합병원 세부 분석. (사진=한국아이큐비아 제공) 2024.04.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024년 3월 원외의약품 시장 상급종합병원 세부 분석. (사진=한국아이큐비아 제공) 2024.04.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상급종합병원의 주요 약물군 별 조제금액 성장률에도 차이가 관찰됐다. 처방전 당 평균 처방 일수 증가로 조제금액 감소를 억제하면서 만성질환인 동맥경화치료제(-0.9%), ARB 고혈압 치료제(-4.4%), 당뇨병 치료제(-3.5%)의 경우 영향이 미미했다. 반면 항생제(-20.6%), 항류마티즘제(-15.6%), 항바이러스제(-16.1%) 등 주로 급성질환에 사용되는 약물에서는 큰 폭의 감소가 나타났다.

제약사들이 체감하는 매출 감소는 아이큐비아의 데이터에서 관찰되는 의약품 시장 감소세보다 더 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이큐비아가 협력 도매상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했더니, 상당수 도매상들은 주문량 감소와 일부 의료기관의 경영난으로 인한 대금 지급 지연 등으로 현금흐름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도매상이 안전재고 수준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있어 제약사의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분석에서는 원외의약품보다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여파가 더 클 것으로 보이는 원내의약품(의료기관 조제) 시장 분석은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집계된 대학병원급 패널의 미가공 자료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원내의약품 시장은 전년 동분기 대비 0.3% 증가, 직전 분기 대비 5.4%의 감소가 예상된다고 했다. 병원 원내 시장 자료는 5월 중 배포 예정이다.

이에 대해 아이큐비아는 "전공의 사직의 실제 영향이 2월 하순부터 한달 남짓이었음을 고려할 때 상당한 감소세"라며 "현 사태가 지속돼 2분기 전체에 영향을 줄 경우 원내의약품 감소세는 두 자리수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또 그간 업계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의 진료 감소로 종합병원·병원·의원으로 환자가 이동하고,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해당 의료기관 유형의 조제건수와 조제금액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KNDA 자료상에는 아직까지 그러한 경향이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아 향후 추세를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2024년 3월 원외의약품 시장 상급종합병원 주요 약물군별 분석. (사진=한국아이큐비아 제공) 2024.04.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024년 3월 원외의약품 시장 상급종합병원 주요 약물군별 분석. (사진=한국아이큐비아 제공) 2024.04.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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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4/04/25 10:23:3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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