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퀘리니 스탐팔리아 재단서 11월24일까지 전시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공식 병행 전시 선정
유영국미술문화재단 개최…김인혜· PKM갤러리 기획
[베니스=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외국인 투어를 하면서 보면 관람객들은 마크로스코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색의 깊이감과 평면적이지만 그림 안에 영적인 영역이 있는 것 같은 정신성을 강조한 그림이라고 느끼더라. 그러면서도 마크 로스코의 작품이 완전한 추상이라면 유영국의 작품은 자연적인 이미지가 껴 있으니까 계속 비슷한 점과 차이점을 저울질하면서 보는 것 같다."(김인혜 큐레이터)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유영국:무한세계로의 여정'전시가 해외 미술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제 60회 베니스비엔날레 공식 병행 전시로 선정된 유영국 전시는 베니스의 유서 깊은 장소인 퀘리니 스탐팔리아 재단에서 열려 더욱 주목 받고 있다. 1869년 베니스 퀘리니 스탐팔리아의 마지막 후손인 지오바니 백작의 요청으로 설립된 건물안에는 아카이브, 도서관 미술관이 있다. 도서관에는 40만 권에 달하는 근대 서적 필사본 인쇄본 16세기 문서 판화 사진들이 보관되어 있다.
"외국인 투어를 하면서 보면 관람객들은 마크로스코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색의 깊이감과 평면적이지만 그림 안에 영적인 영역이 있는 것 같은 정신성을 강조한 그림이라고 느끼더라. 그러면서도 마크 로스코의 작품이 완전한 추상이라면 유영국의 작품은 자연적인 이미지가 껴 있으니까 계속 비슷한 점과 차이점을 저울질하면서 보는 것 같다."(김인혜 큐레이터)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유영국:무한세계로의 여정'전시가 해외 미술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제 60회 베니스비엔날레 공식 병행 전시로 선정된 유영국 전시는 베니스의 유서 깊은 장소인 퀘리니 스탐팔리아 재단에서 열려 더욱 주목 받고 있다. 1869년 베니스 퀘리니 스탐팔리아의 마지막 후손인 지오바니 백작의 요청으로 설립된 건물안에는 아카이브, 도서관 미술관이 있다. 도서관에는 40만 권에 달하는 근대 서적 필사본 인쇄본 16세기 문서 판화 사진들이 보관되어 있다.
18일 오전 현지에서 만난 전시기획자 김인혜 큐레이터(전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팀장)는 "과감한 원색의 사용과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의 미묘하고 풍부한 변주를 통해 우아한 순수 추상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들에 놀라운 반응이 전해지고 있다"며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전시는 "몬드리안을 오마주했지만 고향 경북 울진에서 자연과의 장엄함을 강조한 회화 형식을 통해 탐구했던 한국 기하학적 추상화의 선구자인 유영국의 예술세계의 중요한 전환점이자 절정기인 1960~1970년대의 회화 작품들에 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김인혜 큐레이터는 2019년 베니스 포루투니 미술관에서 윤형근 전시를 기획, 흥행한 바 있다.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의 첫 수출 전시로도 화제가 된 전시는 한국 근대미술을 해외에 대대적으로 알린 성공 사례로 평가 받았다.
이번에도 PKM갤러리(대표 박경미)와 손잡고 유영국 전시를 기획한 김 큐레이터는 "그동안 백인의 시각에서 오소독스한 기준이 있고 오리지널티가 팽배했던 20세기였다면 이젠 모두 같은 가치를 놓고 서로 서로 충돌하고 융합하는 세계로 바뀌었기 때문에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는 이번 주제와 유영국의 작품은 통한다"며 "몬드리안을 가장 존경해 추상을 시작했지만, 그 이후로는 몬드리안과 달라진 유영국은 고향 울진에서 자연에 순응하고 동양적인 시각으로 돌아간 한국적 추상화로 이번 베니스비엔날에서 통하고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미술전문지 아트뉴스는 ‘비엔날레 기간에 베니스에서 봐야할 전시 10선’ 중 하나로 이 전시를 꼽았다.
유영국미술문화재단(이사장 유진)이 개최한 이번 전시에는 빨강 노랑 초록의 과감한 원색과 여러겹의 산맥을 내려다보는 심원법, 평원법이 이상하게 균형감으로 빛나는 유영국의 '산 회화' 29점과 석판화 11점을 선보인다.
PKM갤러리는 전시 연출에 공을 들였다. 건축가 카를로 스칼파가 설계 리모델링한 지상층에 90년대 초에 제작된 유영국의 A.P판화를 일반적 설치 방식이 아닌 솟아 오른 작은 산들 혹은 바다에 떠 있는 섬들처럼 연출한 전시에 이어 1층 라이브러리층엔 한국에서 제작해온 책가도 같은 책장에 작가의 소품 유화들과 도자기 유품들 화집을 선보였다. 이 공간에서는 유영국의 흔치 않은 드로잉도 살펴볼 수 있다.
3층 전시실에는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주요 유화작품 22점이 전시됐다. "색채없는 그림은 상상할 수 없다"는 유영국의 전설적인 명언을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유영국의 1960년대와 70년대 추상화는 빛나고 밝으며 매혹적인데, 대조적인 색면이 그들만의 기이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해외 미술평론가들의 호평과 함께 전시에 온 해외 관람객들은 '말이 없어지는 그림'이라며 연신 휴대폰 카메라를 누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방탄소년단 RM의 소장품도 선보여 세계 아미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유영국 작품은 PKM갤러리와 페이스갤러리가 공동으로 유영국 에스테이(The Yoo Youngkuk Estate)의전속을 담당하고 있다. 2002년 타계한 유영국은 지난 2023년 11월 뉴욕 페이스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이 열렸다.
베니스 퀘리니 스탐팔리아 재단에서 여는 유영국 전시는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인 11월24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