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처음 한국을 방문했는데 아침에 피니싱 작업을 하고, 지금은 봉준호 감독을 만나서 그의 고향인 한국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게 돼 너무 즐거웠다. 오늘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16일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에 따르면, 조지 밀러 감독은 신작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개봉을 앞두고 지난 14일 서울 CGV 용산에서 스페셜 GV를 가졌다. 이날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도 함께 했다. 앞서 두 감독은 영국 매체 사이트 사운드에서 진행한 역대 탑 10 영화 선정에서 서로의 작품 '기생충'(2019)과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를 꼽은 바 있다. 돼지를 소재로 한 영화 '꼬마돼지 베이브'(1995)와 '옥자'(2017)를 만든 공통점도 있다.
밀러 감독은 봉 감독과 한국에서 만난 소감에 대해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어왔고, 한국 관객들이 얼마나 영화를 사랑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방금 보여드린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제가 유일하게 편집한 것인데, 봉준호 감독에게 배운 것"이라고 밝혔다.
봉 감독은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의 주요 장면들을 담아낸 푸티지 영상을 관람한 소감에 대해 "말할 필요가 없다. 너무나 압도적인 흥분감을 일으킨다. 감독님까지 모시고 이 같은 장면들을 본다는 것은 그야말로 가장 영화적인, 시네마 자체의 흥분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매드맥스' 시리즈의 광팬이라고 밝힌 봉 감독은 "'매드 맥스 2'의 멈추지 않는 질주와 속도감, 액션들에 완전히 반해 있었기 때문에 '설국열차'를 찍을 때도 그 느낌을 많이 생각했었다"며 "이 같은 폭주의 에너지를 조지 밀러 감독님만큼 잘 표현하시는 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매드맥스' 시리즈를 연출하기 이전에 의사였던 밀러 감독은 "의사라는 직업은 사람을 모든 각도에서 봐야 하는 직업이다. 그것이 영화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다양한 관점에서 사람을 분석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봉 감독은 "의사라는 직업이 환자 또는 의료 기계 앞에서 정적으로 뭔가를 집중해서 해야 하는 직업인데 반면 감독님의 영화는 무시무시한 속도와 에너지가 활화산처럼 들끓고 있다. 그 에너지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 궁금하다. 퇴근하시면 미친 듯 차로 질주를 즐기셨냐"고 물었다.
이에 밀러 감독은 "전기차를 타며 굉장히 천천히 운전한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면서 "저는 역학적인 시네마를 사랑한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새로운 기술들이 주어졌고, 이 세계관을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질주하는 사이에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단 3일의 이야기를 담았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와 달리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퓨리오사의 어린 시절부터 18년 간의 시간을 담아낸다. 밀러 감독은 "관객들에게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를 전부 썼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캐릭터가 언제 성장을 하는지, 그를 둘러싼 세상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는지 등과 같은 중요한 순간들을 구분하고자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특히 갈등이 점차 고조되며 이어지는데 바로 이런 부분에서 캐릭터의 정수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속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빨간 옷을 입은 기타맨' 캐릭터가 이번 작품에서도 등장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밀러 감독은 "그를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다"고 밝힘과 동시에 "맥스도 어딘가에서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문명 붕괴 45년 후, 황폐해진 세상에 무참히 던져진 '퓨리오사'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걸고 떠나는 거대한 여정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오는 5월 개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