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닉, 숙련 인재 유출 막는데 총력 펼쳐
전 세계적인 반도체 만성 수급난…방비에 한계
'솜방망이' 처벌 문제…생태계 강화가 근본 해법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1.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도를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전직 임원이 적발됐다. 이 임원은 거액의 연봉으로 반도체 업계 핵심 엔지니어 수 백명을 포섭해 설계도뿐 아니라 생산 공정 노하우까지 넘기려고 했다. 그러나 이 이면에는 해외 기업 이직 자체가 불법은 아니어서 처벌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2. SK하이닉스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연구원 A씨는 2022년 퇴직 후 올 초 마이크론으로 이직하려다 제동이 걸렸다. SK하이닉스는 A씨가 '퇴직 후 2년간 동종 업체에 취업하지 않는다'는 정보보호서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전직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를 인용해 오는 7월까지 A씨는 전직할 수 없다. 하지만 A씨는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설계 업무 담당자였던 만큼, 언젠가는 회사 영업비밀과 생산 노하우를 경쟁사로 넘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도체 산업은 인재 확보가 중요하지만, 그 못지 않게 인재 유출 방비책도 중요하다.
고급 인력 양성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만성 인력난을 겪고 있는데, 미중 갈등이 촉발한 반도체 공급망 재편으로 인재 유출은 한층 더 가속화할 수 있다. 특히 인력 유출을 막는 것은 기업 영업비밀을 지키는 것을 넘어, 국가 안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기간 경험을 축적한 우수 엔지니어가 정년 이후에도 일할 수 있는 제도를 통해 인력 유출에 대비하고 있다.
핵심 기술 유출 범죄의 경우 대부분 고위 관리직이나 숙련된 기술직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은 기술 유출을 우려해 한 사람이 모든 공정의 노하우를 습득하지 못하도록 한다. 실제 중국으로 반도체 공장 설계도를 빼돌리려 했던 전직 임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모두 임원으로 근무하며 생산 공정 노하우를 끌어 올렸다고 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삼성형 시니어트랙'으로 정년 이후에도 계속 근무할 기회를 제공한다. SK하이닉스도 마스터 제도로 '정년이 없는 인재' 선발 범위를 확대해 인재 확보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인력 유출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반도체 업계는 인재 확보 경쟁이 심해 이직이 잦은 편인데, 최근에는 국경 없는 인재 확보전까지 나타나고 있다. 각국이 천문학적인 보조금 지급에 나설 정도로 자국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에 적극적이다보니 곳곳에서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 등 반도체 선진국에서도 인력 수급이 여의치 않자 한국 엔지니어를 상대로 인력 확충에 나서는 일도 심심치 않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지 반도체 공장 신설과 증설이 잇달며 2030년 미국에 11만5000개 일자리 창출되지만, 인력은 6만7000명이 부족할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성과금 체계가 흔들려 인재 유출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들린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이 대폭 감소한 것이 단적인 예다. 삼성전자 DS 부문의 경우 메모리 업황 둔화로 지난해 연말 성과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업계에선 한국 반도체 기업의 성과 보상 체계가 대전환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2. SK하이닉스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연구원 A씨는 2022년 퇴직 후 올 초 마이크론으로 이직하려다 제동이 걸렸다. SK하이닉스는 A씨가 '퇴직 후 2년간 동종 업체에 취업하지 않는다'는 정보보호서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전직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를 인용해 오는 7월까지 A씨는 전직할 수 없다. 하지만 A씨는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설계 업무 담당자였던 만큼, 언젠가는 회사 영업비밀과 생산 노하우를 경쟁사로 넘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도체 산업은 인재 확보가 중요하지만, 그 못지 않게 인재 유출 방비책도 중요하다.
고급 인력 양성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만성 인력난을 겪고 있는데, 미중 갈등이 촉발한 반도체 공급망 재편으로 인재 유출은 한층 더 가속화할 수 있다. 특히 인력 유출을 막는 것은 기업 영업비밀을 지키는 것을 넘어, 국가 안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기간 경험을 축적한 우수 엔지니어가 정년 이후에도 일할 수 있는 제도를 통해 인력 유출에 대비하고 있다.
핵심 기술 유출 범죄의 경우 대부분 고위 관리직이나 숙련된 기술직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은 기술 유출을 우려해 한 사람이 모든 공정의 노하우를 습득하지 못하도록 한다. 실제 중국으로 반도체 공장 설계도를 빼돌리려 했던 전직 임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모두 임원으로 근무하며 생산 공정 노하우를 끌어 올렸다고 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삼성형 시니어트랙'으로 정년 이후에도 계속 근무할 기회를 제공한다. SK하이닉스도 마스터 제도로 '정년이 없는 인재' 선발 범위를 확대해 인재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인력 수요 급증에…활발해진 이직 기회
반도체 업계는 인재 확보 경쟁이 심해 이직이 잦은 편인데, 최근에는 국경 없는 인재 확보전까지 나타나고 있다. 각국이 천문학적인 보조금 지급에 나설 정도로 자국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에 적극적이다보니 곳곳에서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 등 반도체 선진국에서도 인력 수급이 여의치 않자 한국 엔지니어를 상대로 인력 확충에 나서는 일도 심심치 않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지 반도체 공장 신설과 증설이 잇달며 2030년 미국에 11만5000개 일자리 창출되지만, 인력은 6만7000명이 부족할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성과금 체계가 흔들려 인재 유출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들린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이 대폭 감소한 것이 단적인 예다. 삼성전자 DS 부문의 경우 메모리 업황 둔화로 지난해 연말 성과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업계에선 한국 반도체 기업의 성과 보상 체계가 대전환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인력 유출이 기술 유출로도 이어져…국내 생태계 강화해야
현재 정부와 국회는 국가 핵심기술 유출에 대한 처벌과 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 다만 기술 유출은 유혹이 큰 만큼, 규제와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직 금지나 처벌 강화만으로는 기술 유출을 해결하기가 힘들다"며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성장할 토대를 만들어 인재들이 국내에서도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게 근본 해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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