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한동훈 '돈봉투 부스럭' 피의사실 공표 혐의 불기소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피의사실 공표 혐의를 불기소 처분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박석일)는 피의사실 공표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는 한 위원장을 지난 1월 불기소 처분했다.

한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인 지난 2022년 12월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 전, 체포동의요청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노 의원의 피의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한 위원장은 "노 의원이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된 녹음파일이 있다"며 증거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파일에는 구체적인 청탁을 주고받은 뒤 돈을 받으며 '저번에 줬는데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다'고 말하는 노 의원 목소리와, '봉투 부스럭 소리'가 녹음돼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위원장이 구체적 증거를 열거하는 등 피의사실을 공표했다는 비판이 나왔고, 법무부는 두 차례 설명자료를 내고 "장관의 당연한 임무"라고 반박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피의사실 공표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한 위원장을 고발했다.

공수처 수사심의위원회는 해당 사건을 두고 논의한 결과, 장관이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법 제93조에 따르면, 국회 본회의는 안건을 심의할 때 그 안건을 심사한 위원장의 심사보고를 듣고 질의·토론을 거쳐 표결한다. 다만 위원회의 심사를 거치지 않은 안건에 대해서는 제안자가 그 취지를 설명해야 한다. 이에 따라 체포동의안 제안자인 한 당시 법무부 장관이 발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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